스위스계 투자은행 UBS 그룹은 홍콩으로 놀러온 중국 본토인들의 씀씀이가 줄고 부동산 담보 대출 비용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상점ㆍ식당의 월세는 2003년 6월 저점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40㎡ 이하 소형 아파트 값은 5배 넘게 뛰었다. 중국 중앙정부가 본토인의 홍콩 방문을 확대하고 홍콩달러화가 미국 달러화에 연계된 덕에 대출 비용이 이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UBS의 에바 리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설 태세인데다 중국의 부패척결 운동으로 사치품 수요가 줄어 매장 월세와 아파트 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0여년 간 본토 관광객들의 큰 씀씀이 덕에 짭짤한 실적을 올린 부동산 개발업체 주룽창(九龍倉)과 시션(希愼)은 이달 첫 주 시티그룹의 발표로 주가가 떨어지고 말았다. 시티그룹이 보고서에서 "양사의 황금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전망은 암울하기 이를 데 없다"고 밝힌 탓이다.
지난해 홍콩 북쪽 코즈웨이베이에 자리잡은 주룽창의 타임스스퀘어몰은 임대료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쌌다.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타임스스퀘어몰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9% 줄었다. UBS는 주룽창과 시션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홍콩의 주택시장이 과열되자 지난달 26일 당국은 700만홍콩달러(약 10억1000만원) 미만 부동산 매입자들의 할부금 중 첫 불입금을 상향 조정했다. 이는 2013년 2월 이래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가라앉히기 위해 당국이 취한 7번째 조치다.
새 조치가 발표된 이래 항셍 부동산 지수는 2.10% 떨어졌다. 같은 기간 홍콩 주식시장의 항셍 지수는 1.5% 하락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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