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는 우리 고용 현실의 상충하는 측면들을 절충ㆍ타협한 것인 만큼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작년 12월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5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72%가 임금피크제를 통한 정년 연장에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좀 더 세밀한 논의와 대비가 필요하다. 이번 조사에서 미도입 사업장 중 과반이 훨씬 넘는 곳이 앞으로도 임금피크제를 시행할 계획이 없다고 한 것은 임금피크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그만큼 높아서라기보다는 이에 대한 무관심 및 많은 논란 속에 분명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는 내부 사정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처럼 복합적인 현황은 노사정 모두에 과제를 지운다. 올해 공기업ㆍ준정부기관 경영평가에서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연동할 방침을 밝히는 등 이 제도의 도입에 적극적인 정부는 밀어붙이기만 할 게 아니라 정밀하게 보완책을 짜기 바란다. 노사는 업종과 직무, 인력구조 등을 고려한 합리적인 임금피크제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필요가 있다. 노사정위원회가 이달 말까지 내놓기로 한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안에 이 같은 고민의 결과들이 최대한 담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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