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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다이어리]"정부말 듣고 갈아탔는데, 안심전환대출은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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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것 봐. 변동금리로 하자고 했잖아!"

한 참 바쁜 마감시간에 휴대폰이 울립니다. "우리도 가능한 거야?"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 대책으로 '안심전환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는 기사를 보고 기자의 신랑이 전화를 한 겁니다. "우린 고정금리에, 원금을 상환하고 있으니…. 대상이 아니다"고 답하니 펄쩍 뜁니다.
기자는 지금으로부터 1년8개월전, 변동금리 3년 거치식 대출 상품을 5년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 상품으로 갈아탔습니다. 당시는 정부가 은행권에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높일 것을 독려했던 때였죠.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상품 중에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더 싼 것도 있었습니다. 기자 역시 고민 끝에 변동금리보다 0.3% 포인트 정도 더 싼 고정금리 상품을 택했습니다. 기자 남편은 금리가 떨어지는 추세니 변동금리를 하자며 말렸지만 말입니다. "3.25%면 금리가 몇 번 더 떨어져도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고 고집을 피웠죠. 이 후 변동금리가 조금씩 떨어졌지만 그래도 큰 손해를 보진 않았습니다. 아니, 솔직히 득을 좀 본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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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갈아탄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당장 오는 24일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되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것 같습니다. 현재 변동금리이거나 일시 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대출자라면 연 2.8% 내외 수준의 고정금리·분할 상환 대출인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 1월 기준으로 은행권의 잔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가중 평균금리가 연 3.59%임을 감안하면 0.8%포인트 가량 낮아지는 겁니다. 만약 2억원을 대출받았다면 기존 59만8000원을 냈던 월 이자가 46만6000원 수준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한달에 13만2000원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죠.
기존 대출 상환시 발생하는 중도상환수수료(3년간 최대 1.5%)도 없으니 갈아타기에 부담도 덜한 편입니다. 만약 2억원을 빌려 중도상환한다면 은행에 수수료만 300만원 정도 내야 하는데 그 돈을 그대로 절약할 수 있으니 말이죠. 신규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도 3년간 최대 1.2%로 기존 상품보다 0.3%포인트 낮습니다.

여기에 안심전환대출 상품은 소득세법상 이자비용이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된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집의 기준시가가 4억원이 넘지 않는 등 일정 요건을 갖추면 한해 300만~18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답니다. 만약 갈아타기를 한다면 올해 받았던 소득공제 폭탄을 내년엔 피해갈 수 있을지도요.

이래 저래 참 착한 대출이죠? 분명 이 상품으로 혜택을 받게 될 사람이 많겠지만 모든 대출자가 갈아탈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려면 우선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지 1년이 지난 기존 대출자여야 합니다. 이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또는 ‘이자만 내는 대출’이 해당됩니다. 이자만 내는 대출은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일시상환 대출과 거치기간 1년이 넘는 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가운데 거치중인 대출이 전환 대상에 속합니다. 최근 6개월 내 연체 기록도 있으면 안 됩니다. 또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이면서 대출금이 5억원 이하일 경우만 가능합니다.

신규대출자는 물론 원금을 상환 중인 고정금리 대출자나 적격대출이나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등도 제외됩니다. 오피스텔이나 고시원 등의 대출도 대상이 아닙니다.

이 상품은 24일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기업은행 등 16개 은행에서 출시됩니다. 고정금리 이자는 국고채 금리 등을 고려해 출시 직전에 확정될 예정입니다. 가입 시점에 따라 고정금리는 다를 수 있습니다. 국고채 금리 등을 고려해 매달 조정하기 때문이죠. 단 대출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2%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게 금융위 설명이니 그리 차이는 없을 겁니다.

안심전환대출은 전환하면 바로 다음 달부터 이자와 함께 원금도 상환해야 합니다. 그동안 이자만 냈던 대출자라면 가계 살림에 맞는 원금 상환 수준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선택 거리도 있습니다. 바로 금리입니다. 금리는 5년마다 조정하거나 만기까지 고정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5년마다 조정되는 금리는 5년 후에는 보금자리론 금리에서 0.1%포인트를 뺀 금리가 적용된다고 합니다.즉 5년간 2.8%를 유지하다가 5년 후 현 시세에 맞춰 변동 시킬지, 30년동안 2.8%의 금리를 낼지를 결정해야 하는 거죠.

어느 쪽이 더 낫냐고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한 시중은행 대출담당 직원에게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솔직히 5년 고정금리가 나을지, 30년 고정금리가 나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이번 달 기준금리가 결정되는 것을 보고 판단해봐야 할 것 같네요."

저처럼 정부의 말만 믿고 고정금리로 갈아탔다가 쓰린 속을 달래야 할 수 있으니 잘 결정해야 합니다. 혹시 모르죠. 지금은 착한 상품이라고 하는 안심전환대출자도 추가적으로 금리가 더 내려가면 정부를 탓하게 될지도요!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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