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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테러vs개인일탈' 리퍼트 피습, 검·경 공안몰이 고개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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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영 "종북세력 부활 위해 치밀하게 계획된 공작"…검·경, '종북세력' 옥죄기 나설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만에 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공방이 오가고 있다.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테러행위'로 간주하고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과도한 '공안몰이'가 우려된다며 '싸잡기식'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박근혜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배후를 규명하는 등 강력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어 상당기간 여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김기종 대표로부터 피습 당한 리퍼트 대사. 사진=아시아경제 DB

김기종 대표로부터 피습 당한 리퍼트 대사.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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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검찰은 리퍼트 대사에 흉기를 휘두른 김기종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55)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 다.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지 불과 얼마되지 않아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김기종 대표는 살인미수 혐의와 외국사절폭행, 업무방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수사당국은 김기종 대표가 25cm에 달하는 흉기를 사용한 점과 미 대사에 반복적으로 공격을 가한 점,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점 등을 볼 때 리퍼트 대사를 살해할 의도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6일 오후 김기종 대표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 DB

6일 오후 김기종 대표가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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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번 사건이 김기종 대표의 단독범행이 아닌 공모나 배후 등 제3의 인물이 존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를 벌일 방침이다. 김 대표는 검거 당시 "혼자 범행했고 (민화협으로부터) 강연회 초청을 받은 뒤 10일간 계획을 짰다"며 배후나 공범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검찰과 경찰은 김기종 대표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 대표가 1999년부터 2007년 사이 7차례나 북한을 방문했고 사건 당시 언급한 '한미연합훈련 반대', '이산가족이 못 만나는 이유는 전쟁훈련 때문'이라는 발언이 북한과 연관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북한은 최근 키리졸브를 규탄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잇달아 발표하고 리퍼트 대사에 대한 김 대표의 공격에 대해 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전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리퍼트 대사에 대한 공격은) 민심의 반영이 자 전쟁광 미국에 가해진 응당한 징벌"이라고 했다.

검찰은 40여명 규모의 특별수사팀을, 경찰은 75명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꾸려 대응에 나서면서 김기종 대표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비롯해 전방위로 강도높은 수사를 진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은 "이 사람이 여러 번에 걸쳐 이런 일을 했기 때문에 과연 어떤 목적에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단독으로 했는지 배후가 있는지 모든 일을 철저히 밝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한 점도 수사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가 확대되면 이번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김기종 대표의 에 대한 '신상털기식' 수사가 불가피하다. 또 김기종 대표가 그동안 만나거나 연락해 온 주변인물들까지 수사선상 에 오를 경우 피습사건의 불똥은 다수의 진보인사나 시민단체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야당과 진보 진영에서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진보단체 등은 김기종 대표의 흉기 공격은 개인적 일탈 행위이며 이를 진영 전체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그동안 진보인사에 대한 표 적수사와 공안몰이를 해 온 전력에 비춰 이번에도 종북 낙인찍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여당 내부에서도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을 진영논리로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한동안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4·29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피습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에 선거용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또 이번 사건을 '종북세력의 소행'으로 보고 있는 보수세력의 발언이 연이어 터져나오면서 이념갈등이 본격화 되는 양상이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100% 종북세력의 소행이며 한미동맹 에 대한 테러라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보수논객인 변희재씨도 사건 이후 "종북단체 죄다 수사해 끝장을 내야한다. 칼부림 테러는 절대 우발적인 충동에 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종북 세력의 부활을 위해 치밀하게 계획된 정치공작"이라고 공격했다.

변희재 트위터. 사진=변희재 트위터 캡처

변희재 트위터. 사진=변희재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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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비롯한 보수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김기종 대표가 북한의 지령을 받고 이번 흉기 피습 사건을 저지른 것'이라거나 '공범인 모 교수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 중'이라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또 김기종 대표와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전 의원과 관계가 있다는 추측을 제기하는 등 '종북세력과의 연결짓기'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보수단체는 일찌감치 김기종의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세몰이에 나섰다.

진보단체에서 활동하는 한 사무국장은 "검찰과 경찰이 이번 사건을 테러행위로 규명하고 전방위 수사를 예고한만큼 상당기간 여진이 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동안 수사관행으로 지켜볼 때 진보단체 활동을 위축시키고 옥죄는 용도로 사건을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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