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6일은 24절기 중 세 번째에 해당하는 '경칩'으로 매일 기온이 올라 봄으로 향하는 시기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따뜻한 기운이 맴돌기 시작하는 때이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경칩에 해당하는 날 사건ㆍ사고나 유명인들의 사망도 적지 않았다. 경칩에 일어난 사건들을 간단히 정리해봤다.
우선 2007년의 경칩은 3월 6일이었는데 이날 인도네시아에서는 규모 6.0 이상의 강진으로 80여명이 사망했다. 지진이 일어난 곳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부 지역. 수마트라주의 주도인 파당에서 북동쪽으로 50km 떨어진 지점이었다. 당신 외신에 따르면 수많은 사망자뿐만 아니라 수백채의 건물이 무너졌으며 진앙에서 430km 떨어진 싱가포르에서도 여진이 감지돼 대피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면 1770년 미국에서는 보스턴학살 사건이 있었다. 경칩은 보통 3월5일이나 6일인데 이 사건이 일어난 날은 5일이다. 발단은 영국의 주둔병과 보스턴 시민의 충돌이었다. 이 때문에 달려온 주둔군 병사의 발포로 5명이 사망하고 6명이 크게 다쳤다. 사망자가 많지 않았지만 반영 분위기가 강했던 보스턴에서는 이를 '보스턴 대학살'이라고 불렀고 이들의 장례식에는 시민 1만6000명 가운데 1만명 이상이 참석할 정도로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결국 이 사건은 미국독립 전쟁이 시작되는 중요한 발단이 됐다.
경칩에 유명을 달리한 유명인들도 적지 않다. 2013년 경칩인 3월 5일에는 중남미 좌파 정권의 대표 주자로 여겨졌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사망했다. 차베스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나뉜다. '라틴 아메리카의 로빈후드'로 불리며 14년 동안 4선에 성공, 장기 집권했고 빈민층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괴짜 행각을 벌이는 독재자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차베스는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베네수엘라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로 기억되고 있지만 결국 암으로 인한 합병증을 이기지는 못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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