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해 운용보수만 500억…해외 연기금은 헤지펀드 투자중단
수익률에 목 매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만시지탄이라는 느낌이 든다. 헤지펀드는 2009년 이후 시장 평균 수익률을 밑도는 성적을 내고 있고, 미국 캘퍼스, 독일 PFZW 같은 대형 연기금들은 헤지펀드 투자 중단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헤지펀드 사업부 매각에 나섰고, KKR은 헤지펀드 청산을 결정했다. 헤지펀드의 전성기는 저물고 있는데 국민연금은 뒤늦게 발동이 걸린 모양새다.
지난해말 국민연금 해외투자 종합계획 기획단은 기금위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헤지펀드가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니 분산투자 차원에서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월가의 늑대들이 웃을 소리다.
국민연금이 헤지펀드에 최대 한도로 투자 시 통상 운용보수 2%를 대입하면 운용수수료만 500억원이다.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수수료는 2013년 기준 1203억원. 헤지펀드 투자 첫 해에만 해외주식 수수료 40% 가량을 운용보수로 내야 한다. 물론 헤지펀드 수익에 따른 성과보수 20%는 따로다.
국민연금은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으로 국민의 노후복지를 위한 자금이다. 2000만 국민연금 가입자 대부분은 자신들의 노후를 국민연금에 기대야 한다. 월평균 소득도 벌지 못하는 이들은 국민연금이 곧 생명줄이다. 평균 연봉만 9000만원에 육박하는 기금본부 운용역들에게는 피부에 와닿지 않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수익률에 목 매는 기금본부가 가까운 미래에 테마주 투자를 하겠다고 나설까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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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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