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규 UCSF 교수 분석…약값 더 들고 부작용 가능성 높아져
신재규 UC샌프란시스코 약대 교수는 최근 약업신문 기고에서 기침 감기에 처방된 약을 예로 들며 “그동안 가족들이나 친지들을 통해 접해온 우리나라 처방의 특징 중 하나는 중복처방이 많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복처방이란 성분이 비슷한 약을 여러 가지 처방하는 것을 뜻한다.
신 교수는 자신의 모친이 기침 감기로 병원에서 처방 받아온 약을 분석했다. 의사는 약 다섯 가지를 처방해주면서 각각을 한 알씩 하루에 세 번, 이틀 동안 복용하라고 말했다. 처방된 약들은 기침, 콧물, 가래 등의 증상을 완화시켜 주는 것들로 구성됐다.
신 교수는 “어머니의 처방을 보면 중복처방이 둘 있다”며 코데닝정(錠)의 염산메칠에페드린과 슈다페드정의 슈도에페드린, 코데닝정의 말레인산클로르페니라민과 푸라콩정의 피프린히드리네이트라고 들었다. 이들 약물은 콧물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그는 “하나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에 둘을 써서 부작용의 가능성을 높이고 약값을 더 들게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복처방은 “치료학적으로 권장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코데닝정을 4~6알 먹으면 염산메칠에페드린과 말레인산클로르페니라민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 신 교수는 그런데 “이들 성분과 각각 중복 처방된 슈도에페드린과 피프린히드리네이트가 (이미) 하루에 쓰는 최고 용량에 가깝다”며 코데닝정을 4~6알 먹어 이들 두 성분이 내는 약효를 몇 배 강화하면 부작용이 나타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의 처방으로는 기침이 완화되기 어렵다”며 “예상대로 어머니는 약을 하루 동안 복용했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서울대 약대ㆍ대학원을 졸업하고 플로리다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침 감기에 처방된 약 사례 (괄호 안은 성분. 용량은 생략)
△ 코데닝정 (주석산디히드로코데인 구아이페네신 염산메칠에페드린 말레인산클로르페니라민)
△ 푸라콩정 (피프린히드리네이트)
△ 슈다페드정 (염산슈도에페드린)
△ 록솔정 (염산암브록솔)
△ 움스코민 시럽 (펠라고니움 시도이데스 에탄올엑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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