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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굽네 제치고 '에이스' 꿰찬 통닭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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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명물 '진미통닭', kt위즈 홈구장 업체로 굴지의 업체들 제치고 최종 선정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야구계의 영원한 '4번 타자' 관중 그리고 치킨. 야구팬들의 화려한 응원전 만큼이나 치열한 치킨대첩에서 뜻밖의 승전보가 울렸다.

야구장에서 빠질 수 없는 감초들의 전쟁에서 지역 통닭집이 쟁쟁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제치고 통쾌한 홈런을 날린 것이다. 1·2·3루에 포진해있던 전국구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을 '아웃'시키며 짜릿한 승전보를 울린 주인공은 바로 경기도 수원의 '진미통닭'.
수원 진미통닭. 사진제공=KBS1 '다큐3일' 캡처

수원 진미통닭. 사진제공=KBS1 '다큐3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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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열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kt위즈는 홈인 수원구장 'kt 위즈파크'에서 관중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책임질 곳으로 진미통닭을 최종 선정했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유명 치킨업체들이 줄을 서 있지만 수원의 터줏대감인 진미통닭이 이들의 도전을 가뿐히 제쳤다.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들도 kt 위즈파크 입점을 눈독들이며 사업설명회까지 참여했지만 결국 이를 포기했다. 여러 조건을 감안할 때 맛과 전통을 무기로 내세운 지역 통닭집을 누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할 지 모르는 진미통닭은 수원의 손꼽히는 맛집으로 통한다. 수원시 팔달구에서 3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오며 외길을 걸어 온 진미통닭은 이제 손님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국구로 뻗었다. 진미통닭 가게 앞은 매일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대기표를 들고 수십분을 기다리는 것도 당연한 듯한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진미통닭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크리스피 한 식감으로 닭을 튀기지 않는다. 하지만 가마솥에 튀겨내는 진미통닭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게 입에 감기는 튀김옷이 닭과 잘 조화되면서 닭 튀김 특유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신선한 닭과 튀김 비법때문에 식으면 식은대로 또 다른 맛을 음미할 수 있다. 하루밤 자고 나면 트렌드가 바뀌는 외식시장에서 진미통닭의 고집은 결국 세대를 넘나들며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는데 성공했고 야구장 입성까지 이뤄냈다.

어쩌면 수원에 통닭골목을 만든 장본인인 진미통닭이 유명 업체들을 제친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지역에서 오랜 시간 유명세를 떨친 곳인 만큼 야구장을 찾는 지역팬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t위즈는 구장 업체 선정 시 상권을 살리고 수원시민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입찰 조건에 수원에 본점을 개설해야 한다는 조항을 넣기도 했다. kt위즈가 홈구장 영업을 최종 승인한 36개 사업자 중 수원 보영만두 등을 포함해 절반에 달하는 17개곳이 수원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전국적으로 보면 이 같이 지역에서 치킨의 맹주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곳이 속초의 '만석닭강정'이다. 속초 여행을 가면 누구나 다 하나씩은 손에 들고 있는 이 닭강정은 속초중앙시장에 닭강정 골목을 만들었으며 식으면 더 맛있다는 소문과 함께 택배를 통해 전국에 팔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같은 강원도지만 영월 사람들은 서부시장의 '일미닭강정'을 최고로 꼽는다고 한다. 이 두 곳은 인천의 신포닭강정과 함께 전국 3대 닭강정을 불리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선을 맛의 고장 호남으로 돌리면 광주에는 '양동통닭'이 오랜 명성을 누리고 있다. 말 그대로 양동시장에서 파는 통닭이다. 이곳은 시장 안의 생닭을 파는 업소에서 신선한 닭을 공급 받아 바로 튀겨내는 것으로 유명했다. 동물성 기름으로 튀겼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게다가 닭을 한 마리 시키면 이른바 '똥집'을 한 움큼 쥐어 튀김 솥에 같이 넣어 튀겨줘 주당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진미통닭은 이달 14일 두산과의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앞두고 야구장에서 '적시타'를 날리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시즌이 개막하면 전국구 고객이 찾아오는 만큼 수원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포부다.

박순종 진미통닭 사장은 "야구장에서 판매를 시작하면 맛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주문 즉시 생산하는 방식을 유지하는 등 초심을 잃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야구장에서 판매하는 음식의 경우 판매량을 미리 예측해 대량생산 해놓은 상태에서 팔기 때문에 맛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같은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인원 kt위즈 홍보팀장은 "프랜차이즈가 아닌 지역을 대표하는 업체들이 수원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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