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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존엄사…법과 과학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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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5개주 합법, 20개주 관련 법안 상정

▲언제 죽을 것인지를 선택한 브리타니 메이나드.[사진제공=Compassion and Choices/NewScientist]

▲언제 죽을 것인지를 선택한 브리타니 메이나드.[사진제공=Compassion and Choices/NewScien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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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올해 전 세계적으로 존엄사에 대한 논쟁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존엄사는 회복될 수 없는 불치의 병에 걸린 환자에 대해 편안하게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의사가 직접 죽음에 이르는 약물을 주사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처방을 받아 죽음을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미국은 존엄사에 대한 분기점이 올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뉴사이언티스트는 3일(현지 시간) '2015년은 미국에 있어 조력자살에 대한 분기점이 될 것(2015 a watershed year for assisted suicide in the US)'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컬럼비아 특별구를 비롯해 20개 주에 이와 관련된 법안이 상정돼 있다.
존엄사를 인정하는 단체의 페그 산딘 활동가는 "올해 미국에서는 존엄사에 대한 공론화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의사들은 죽음의 말기에 있는 환자들에게 존엄사에 대한 처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현재 5개 주에서만 존엄사에 대한 처방이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존엄사에 대한 화두는 브리타니 메이나드(Brittany Maynard)의 '슬픈 사건'으로 빠르게 공론화됐다.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던 29살의 그녀는 어느 날 머리가 아파 병원을 찾았고 뇌종양 판정을 받는다. 6개월 밖에 살 수 없고 발견된 뇌종양은 무엇보다 아주 고통스러운 질병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메이나드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고 캘리포니아 주에서 존엄사를 인정하는 오리건 주로 옮겼다.

메이나드는 자신의 존엄사 선택과 그 과정을 유튜브에 동영상으로 올렸고 지금까지 1100만 명이 이를 지켜봤다. 메이나드는 끝내 지난해 11월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그녀의 존엄사에 대한 화두는 미국 전체에 공론화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가장 큰 주인 뉴욕과 캘리포니아 주에도 관련 법안이 최근 상정됐다.
현재 존엄사에 대한 법안이 통과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예측할 수 없다. 종교단체와 신체장애를 가지고 있는 활동가들이 적극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늙고 아픈 사람들이 존엄사 법안으로 심각한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존엄사에 반대하는 단체를 이끌고 있는 다이안 콜만은 "존엄사를 인정하자고 하는 배경에는 말기 환자에게 심각하고 고통스러운 아픔을 덜어주자는 이유가 크다"며 "꼭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닌 경우도 많다"고 주장했다. 콜만은 지난 2월12일 발표된 자료를 보면 존엄사 처방을 받은 3분의1만이 고통과 그 공포 때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존엄사에 대한 의견조사 결과 혼자 움직일 수 없는 경우, 존엄을 상실하는 경우 등이 이유였다. 여기에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답한 경우도 40%에 이르렀다고 콜만은 강조했다. 콜만은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 죽음을 선택한다면 이는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점점 법으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죽음을 둘러싼 논쟁과 과학에 대한 생각, 이를 법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까지 복잡하고 미묘한 문제가 존엄사 논쟁이다. 올해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 존엄사에 대해 어떤 결론이 내려질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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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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