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원의 역습
법원, 합의금 감안해 2000만원선 판결해와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간통죄가 폐지됐지만 정조의무를 잊고 방탕함에 빠진다면 큰 책임을 져야 할 전망이다. 앞으로는 민사상 손해배상 범위가 커지기 때문이다. 보상액은 지금보다 약 2배 많은 4000만원까지 높아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간통죄가 폐지되면 법원이 불륜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상대 배우자에 대한 민사적 손해배상 범위를 넓게 판단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재보다 간통을 저지른 배우자가 법적으로 갚아야할 금액이 커진다는 의미다.
하지만 간통죄가 없어지며 법원은 간통에 대한 손해배상은 다른 이혼사유에 비해 가중치를 높게 두게됐다. 재판상 이혼 사유를 정해 놓은 민법 840조는 그 첫 번째로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를 꼽으며 다른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할 때',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등 6가지 중 하나로 정해놓고 있다. 여성변호사회 김숙희 변호사는 "간통에 대한 규정 위반으로 이혼하게 된 사람에게 법원은 다른 이혼사유와는 더 엄하게 손해배상 책임을 판단해야할 것"이라고 봤다.
법원의 이런 방향은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궤를 같이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은 간통죄가 거의 사문화된 국가지만 민사적 책임을 크게 물려 책임을 지운다. 미국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지난 2010년 불륜사건으로 전 부인에게 약 5억 달러, 우리돈 5500억원을 물어주기도 했다.
최 변호사는 "사안마다 다르기에 특정할 수는 없지만 손해배상 청구의 경우 최소 배 이상이 뛸 것"이라고 했다. 임제혁 변호사도 "간통죄가 폐지되면 이 피해자에게 주어질 위자료나 손해배상 증액을 법원이 판단에 분명 반영할 것"이라면서 "간통죄를 저지른 배우자가 경제권을 쥔 경우 이에 대한 보상책을 추가해야하기에 큰 폭으로 배상액수가 뛴다"고 분석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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