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외교가에서 관례나 관행처럼 굳어진 말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시지와 외교가 그 생리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과거 소시지 공장은 굉장히 더러웠다고 한다. 완성된 결과물의 담백한 맛으로는 결코 상상하기 힘든 비위생적인 소시지 제조과정을 보면 입맛이 떨어질 게 뻔하니 차라리 안 보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이 말이 최근 회자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남북ㆍ한중 정상회담 과정 등을 공개하면서다. 퇴임 2년도 안 된 시점에서 외교 비사를 드러낸 것은 외교 관례를 어긴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
어제(26일) 외교부 청사에서도 이 말이 흘러나왔다. 정부는 최근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들과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준비 접촉을 했는데 이에 대해 기자들에게 심층 배경설명을 하는 자리에서다.
속시원한 답을 듣지 못한 기자들이 답답해 하자 다른 정부 당국자가 '소시지와 외교' 발언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린 것이다. 비핵화라는 중차대한 이슈인 만큼 국민의 알권리와 외교성과 도출 사이에서 외교부의 균형감각 잡기가 중요한 시점이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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