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사는 26일(현지시간) '코카콜라병 : 미국의 아이콘 100년'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개막했다. '컨투어 병(contour bottle)'이라고 불리며 20세기 최고의 디자인 상품으로 꼽히고 있는 이 병이 개발된 것은 100년 전인 1915년. 코카콜라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코코넛 열매를 본떠 제작됐다.
코카콜라는 1886년 애틀랜타의 약제사 존 S. 펨버튼 박사에 의해 개발됐는데 재료는 남미에서 나는 코카 잎과 아프리카에서 나는 콜라 열매였다(코카 잎은 1903년 이후로는 들어가지 않는다). 이 콜라 열매를 본 적이 없었던 병 디자이너들이 익숙한 코코넛을 콜라 열매라고 생각한 것. 때문에 초기의 콜라병은 코코넛처럼 둥글고 통통하며 세로 줄무늬가 새겨졌다.
하지만 이 초기의 병은 생산 벨트에서 자주 넘어져 대량 생산으로 이어지기 어려웠다고 한다. 이에 따라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한 손으로 잡기 쉽도록 볼록한 부분은 좀 줄이고 아래 부분을 좀 더 오목하게 만들었고 지금의 콜라병 디자인이 완성됐다. 당시 미국에서는 아랫단을 좁게 한 '호블 스커트'가 유행했는데 이 디자인이 콜라병과 닮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성의 몸매와 닮은 콜라병은 이렇게 탄생된 것이다.
코카콜라의 병은 이후 꾸준하게 디자인을 조금씩 바꿔갔는데 1955년에 선보인 디자인이 가장 유명하다. 미국의 산업 디자이너 레이몬드 로위가 리뉴얼한 이 디자인은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독특한 병 모양과 콜라의 인기로 1950년 인물이 아닌 소비재로는 처음으로 타임지의 표지를 장식했던 코카콜라는 병 모양만으로도 4조원의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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