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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공제회 횡령 사건, 1심 뒤집고 배상판결

최종수정 2015.02.06 13:27 기사입력 2015.02.0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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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이사도 방만운영 책임"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교수공제회 횡령'사건의 경영진이 금전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10부 (부장판사 김인욱)는 서울대학교 조모 교수가 이창조(62) 전 전국교수공제회 총괄이사와 주재용(81) 전 회장 등 전국 교수공제회 경영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5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측 일부승소로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가담 정도가 낮지만 경영이사로 활동한 이모(60)교수에게도 책임을 인정했다. 이는 1심 판결을 뒤집은 결과다.

'교수공제회 횡령'사태는 2012년 교수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이다. 당시 이창조씨가 주도한 일당은 1998년 당국의 인가 없이 공제회를 차렸다. 2000년부터 12년 동안 이 '유령'재단에 교수와 그 가족 8000여명이 저축을 했다. 사립대 총장이기도 했던 주씨가 회장을 맡고, 유명교수가 포함된 이사진을 믿고 돈을 맡긴 것이다. 하지만 공제회의 영업방식은 새로운 고객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식이었다. 결국 2012년 이들이 교수 공제회를 통해 수백억원대 횡령ㆍ사기행위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조 교수도 이때 연금을 위해 교수공제회에 돈을 넣었다 '사기'를 당했다.

'교수공제회 사건'의 횡령 피해자들은 이씨 등 경영진을 형사 고소했고 이씨가 대법원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는 등 사법처리됐다. 피해자 주 교수는 이에 더해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내 경영진의 금전적 책임을 물었다. 1심 재판부는 "기망ㆍ사기행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에서 결과가 바뀌었다.

재판부는 "교수공제회는 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았고 감사기관도 없어 방만하게 운영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제회를 차린 이씨는 당국에 인ㆍ허가를 받거나 등록ㆍ신고 등을 하지 않았음에도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적법하게 설립됐다고 광고했고 공신력 있는 기관 또는 관할관청의 감독을 받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공제회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며 "이 사건 당시 대학 교수에게 돈을 받더라도 약속한 원리금을 반환할 수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기망적 방법으로 돈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또 재판부는 교수공제회의 회장과 이사로 '간판' 역할을 한 유명 교수에게도 손해배상책임을 물렸다. 사기를 주도하지는 않았지만 "자신들의 명성과 신용을 기망수단으로 활용, 유사수신행위를 하는 점과 대학교수에게 약속한 원리금을 반환할 수 없다는 점을 미리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원고 역시 교수공제회가 내세우는 사업현황이나 수익의 실현가능성에 관한 신중한 검토 없이 고육의 투자수익을 보장하는 데 유인돼 경솔하게 투자한 잘못이 있다"면서 경영진의 책임을 손해액의 80%로 제한했다.

법원이 교수공제회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임에 따라 앞으로 유사소송이 줄 이을 전망이다. 또 이 판결에서 주범 외 공범인 이사진에게도 책임을 인정함에 따라 소송대상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교수공제회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이사 5명과 직원 3명 등에 대한 소송도 서울고법에 계류된 상황이다.

최수한 법무법인 대호 대표 변호사는 "확정 판결은 아니지만 항소심 판결은 교수공제회 회원모집에 직ㆍ간접적으로 관여한 이사진에게도 책임을 물었기에 의미가 있다"면서 "교수공제회 사건 피해자의 추가 소송이 예상된다"고 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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