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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을 켜다…9주기 추모전 'TV는 T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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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비디오 샹들리에 1번', 1989년, ⓒNam June Paik Estate (사진: 크리스 파크 ⓒ탤봇라이스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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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찰리 채플린', 2001년, ⓒNam June Paik Estate (사진: 강제욱 ⓒ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 '찰리 채플린', 2001년, ⓒNam June Paik Estate (사진: 강제욱 ⓒ백남준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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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 10팀 전시도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백남준(1932~2006년) 서거 9주기를 맞아 그의 예술적 업적을 되돌아보고 추모하기 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백남준의 '다채로운 TV 사용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와 함께 그의 실험정신을 이어받은 국내 신진작가 10팀의 작품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용인 상갈동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백남준의 아홉 번째 기일인 지난달 29일부터 막을 올린 전시들이다. 우선 1층에 마련된 'TV는 TV다'라는 제목의 전시에서 백남준의 주요 텔레비전 작품과 관련한 아카이브 자료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전시제목은 캐나다 문화비평가 마셜 맥루언이 "미디어는 메시지다"라고 언급했던 말을 백남준이 패러디해 만든 영상작품 '미디어는 미디어다'를 재해석해 붙인 것이다. 전시 기획자는 "미디어가 의미전달 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그 자체가 돼 삶을 변화시킨다는 점을 강조했던 작가의 예견대로 텔레비전이 단순한 도구에서 다양한 의미의 사회적 환경으로 확장된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에는 백남준에게 단순한 정보의 수신 장치를 넘어 감각적 실험의 도구, 실시간 개입의 통로, 로봇과 악기를 만들기 위한 재료가 됐던 텔레비전 작품들이 비치돼 있다. 추상적인 패턴들이 담긴 모니터를 다양한 색깔의 장식용 전구, 전기선과 매달아 놓은 '비디오 샹들리에 1번', 밥 호프와 찰리 채플린, 슈베르트 등 실존 인물을 소재로 TV와 라디오를 쌓아 형상화한 로봇 시리즈 작품, 부처가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실시간 찍힌 자신의 모습을 TV 화면 속에서 보고 있는 설치 작품인 'TV부처', 일본 공학자인 슈야 아베와 함께 개발한 아날로그 TV영상 편집기계인 '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 등이다. 또한 고풍스러운 금색 액자 안에 20대의 컬러 모니터가 배치된 '퐁텐블로'라는 작품은 "콜라주 기법이 유화를 대신했듯, 음극선관(구식 브라운관)이 캔버스를 대신할 것이다"라고 했던 백남준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박승원, '멜랑콜리아 1악장과 2악장 합주곡', 2009~2015년, CCTV, 막대기, 소주박스, 다채널 영상, 가변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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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미혜, '바다', 2015년, 2채널 비디오, 컬러, 유성,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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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전시장에는 영상,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등 자유롭게 형식을 넘나드는 국내 작가 10팀의 신작들이 마련돼 있다. 새해 첫 기획전에서 박승원 작가는 설치와 영상, 관객참여가 모두 어우러진 작품을 내놨다. 층층이 쌓아올린 플라스틱 소주 박스 사이사이로 꽂아둔 긴 막대기를 관객들이 뽑아 가랑이 사이에 끼고 돌아다니게 하고, 그 움직임을 실시간 CCTV로 찍어낸다. 차미혜 작가의 '바다'라는 비디오 작품은 서울 청계천에서 40년간 영화관으로 사용되다가 2009년 폐쇄된 '바다극장'을 지키며 관리하고 있는 한 남자의 일상과 극장의 공간과 과거의 흔적을 담아냈다. 박만우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을 모토로 2008년 건립된 아트센터는 살아생전 젊은 작가들의 공간이 되길 바랐던 백남준의 뜻을 기려 신진작가들의 기획전을 펼쳐나가고 있다"며 "백남준의 정신적 유산을 이어가는 창의적인 작가들을 발굴해 앞으로 2년 마다 신진작가 기획전을 정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1층과 2층 전시는 각각 6월 21일, 5월 31일까지. 031-201-8571.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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