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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에 치인 日…폰·TV의 쓸쓸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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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도시바·파나소닉, 해외공장 매각 등 사업 축소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한 때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며 한국과 경쟁했던 일본 전자업계가 TV, 스마트폰 등 핵심 사업에서 잇따라 손을 떼고 있다. 삼성·LG와의 경쟁 심화, 중국 업체의 추격 속에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엔저로 해외 생산법인 운영의 이점도 사라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샤프는 멕시코 TV 공장을 매각하고 북미 지역 TV 사업에서 전면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난해 폴란드 TV 공장을 매각한 지 1년도 안돼서다.
북미 TV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2%(90만대)에 그치는 등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지속되자 현지 사업을 완전히 접는 쪽을 선택했다.

이로써 샤프는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모두 TV 사업을 접게 될 전망이다.

영업적자의 대부분이 해외 TV 사업에서 발생하는 도시바도 오는 3월부터 북미에서 사실상 TV 사업을 철수한다. 대만 기업 콤팔에 도시바 라이선스를 부여하고 생산과 판매를 대행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명맥만 유지한다.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브랜드만 남기고 TV 사업에서는 손을 뗀다.
파나소닉은 지난달 중국에서 TV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멕시코에서도 TV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465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사업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 NEC와 파나소닉은 일찌감치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했다. 해외는 물론 일본 내수 시장에서도 스마트폰 생산과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휴대폰 사업 인력의 15%인 1000여명을 감원할 것으로 알려진 소니도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소니는 지난해 3분기 1360억엔의 적자를 기록해 전년(193억원) 대비 손실 규모가 7배 이상 늘어났다.

세트 사업의 부진은 부품 사업 타격으로도 이어져 샤프는 지난달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액정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미에현 가메야마 제 2공장의 물량을 40% 감축하는 결정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일본 전자업계의 부진과 관련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한국과의 경쟁 심화, 중저가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한다. 양쪽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한국과 중국에 치이며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자 가격 경쟁력을 잃고 채산성 개선도 어려워진 것이다.

TV 업계 관계자는 "소니의 경우 브라운관에서 평판 TV로 넘어오면서 한국에 주도권을 빼앗겼고, 시장 진입 장벽까지 낮아지면서 중국 등 후발 업체의 추격을 받게 됐다"며 "삼성, LG와 달리 패널 공장을 갖고 있지 않아 부품 공급이 어렵다는 점도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소니의 경우 '4K TV'라는 명칭을 만들며 세계 최초로 UHD TV를 출시했지만 시장 점유율에서는 삼성에 크게 밀린다. 지난해 3분기 북미 UHD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이 62%로 소니(24.8%)의 2.5배에 달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 애플, 중국 제조사에 밀려 일찌감치 5위권 내에서 탈락했다. 그나마 지난해 3분기 시장 점유율 3.6%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일본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급감한 상황에서 최근의 가격 경쟁 심화를 견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시장 지배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엔저를 활용한 제품 가격 하락도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 전자업계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며 "깜빡 졸면 죽는다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한 번 떨어진 경쟁력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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