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미니밴의 제1 덕목은 실용성이다. 모든 차가 저마다의 쓰임새가 있겠지만 미니밴의 목적은 한결 뚜렷하다. 주변에서도 평소 싣는 짐이 많거나 아이를 셋 이상 태워야 하는 사람은 차를 고를 때 미니밴을 먼저 떠올린다. 국내 소비자라면 가장 앞에 놓인 선택지는 단연 기아차의 카니발이다.
지난해 중순 출시된 신형 올뉴 카니발은 최근 진행된 국내 자동차산업 취재기자들이 선정한 올해의 차로 뽑혔다. '국민차' 쏘나타, 상품성을 끌어올린 신형 쏘렌토를 꽤(?) 여유롭게 제쳤다.
신차(新車)의 주기는 모델마다 다르다. 수요가 많은 중형세단차종의 경우 5년 안팎, 덜 팔리는 차는 7년 정도마다 새 모델이 나온다. 카니발은 앞서 2005년 2세대 모델이 나왔으니 이번 신형은 9년 만에 출시된 차다. 당초 2012년 양산계획을 갖고 개발작업에 착수했으나 담금질이 길어지면서 출시 시기도 늦어졌다.
신형 카니발은 외관은 물론 실내 좌석구성 등 눈에 보이는 부분은 물론 모든 면에서 새 차로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많이 바뀌었다. 앞뒤 길이는 다소 짧아졌지만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앞뒤 바퀴간 거리는 오히려 늘었다. 높이는 살짝 낮췄다. 기아차 최초로 적용된 듀얼 선루프는 개방감을 높여준다.
맨 뒷줄 4열 좌석에 적용된 팝업 싱킹시트는 세계 최초다. 어른이 쉽게 바닥 아래로 넣어 짐을 싣거나, 꺼내서 앉을 수 있게 했다. 성인 남성이 앉기에 넉넉한 수준은 아니지만 꽤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자리다. 2열 좌석을 조정해 앞쪽으로 바짝 밀어젖히는 기능도 처음 적용했다.
기존 모델은 등받이를 눕히고 레일로 미는 방식이었으나 한 단계 발전한 셈이다. 덕분에 3열 이후에서 타고 내리기 수월해졌다. 오랜 시간 앉아 있어도 피로가 덜 하도록 착좌감이 좋은 라운지 시트를 쓴 점도 중요한 셀링포인트다.
명절이나 연휴 고속도로를 달릴 때면 이 차의 진가가 잘 드러난다. 6명 넘게 타면 버스전용차로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꽉 막힌 길에서 넉넉한 차를 여유롭게 모는 건 꽤 즐거운 일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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