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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포트⑤]따라쟁이가 따라잡네…알맹이 약한 한국 식은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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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술 부족한 中, 특허 침해해 내수시장 살려…해외선 눈엣가시
한국은 반도체·휴대폰·DSP 등에 의존 심하고 대기업 불균형도 심각
중국 ICT 기업과 전략적 제휴…정부는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해야

<참가자(가나다순)>
김광수 미래부 정보통신방송정책과장
김성옥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서기만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송희준 이화여대 교수
이효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기술정책단장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차이나 공습'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BAT(바이두ㆍ알리바바ㆍ텐센트), 샤오미, 화웨이 등은 애플, 구글,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막강한 자본력과 탄탄한 인재를 갖췄고 기술력도 한국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는 곧 한국 ICT산업에 부담이자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 ICT산업이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차이나 공습의 덫에 걸리느냐의 기로에 선 것이다. 본지는 5명의 전문가들을 가상대담에 초대해 글로벌 차이나가 된 배경과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의 위기에 대한 견해와 대응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중국 ICT산업의 성장이 무섭다. 성장의 배경으로 내수와 정부주도의 성장전략이 꼽힌다. 중국 ICT산업의 가장 무서운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송희준(이하 송)= 중국의 성장모델은 과거 우리가 했던 것과 유사한 추격형 모방이다. 내수시장에 대한 외국기업의 진입장벽을 쌓고 이를 위한 특허 및 저작권 침해 등에 대한 국내기업의 불공정경쟁을 묵인하는 점은 다른 나라와 극명한 차이다.
▲서기만(이하 서)= 맞다. 내수에 국한해서 특허 등을 구애받지 않고 사업을 벌인다. 대표적인 기업이 샤오미다. 복제한 뒤 약간 바꿔서 내는 식이다. 다양한 시도 속에서 새로운 게 나온다는 점에서 무섭다. 나중에 큰 힘으로 나올 수 있다.
▲이효은(이하 이)= 차원이 다른 규모의 경제와 우수한 인재풀도 막강한 경쟁력이다. 이는 우리에게 많은 고민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달라진 위상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점이 보인다는 지적도 많다.
▲김성옥= 자체 기술력이 소화됐을지는 모르지만 모방에 기반을 둔 것이 해외 진출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 정보보호나 검열에서 아직 전 세계적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국가다. 미국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보안시설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제재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광수= 동의한다. 독자적 기술능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글로벌 휴대폰 업계의 화두인 샤오미가 인도에서 특허 침해 문제로 한때 판매정지 처분을 받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데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서= 특허에 대한 한계는 나 역시 공감하는 문제다. 그것보다 더 큰 한계는 중국은 항상 추격자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선도자가 판을 뒤집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이슈가 있다. 시장을 리드할 수는 없고 시장의 강자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성장이 가능하다고 하는 것이 문제다.

-중국발(發) 위기에 대응하기에는 한국 ICT산업의 체질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서= 가장 큰 문제는 껍질은 튼튼한데 알맹이가 약하다는 것이다. 바깥으로 보이는 수출되는 껍질(하드웨어산업)은 튼튼해 보이지만 그것의 뿌리가 되는 알맹이(소프트웨어산업)는 부실하다. 밸런스가 전혀 안 맞는다는 것이다.
▲이= 서 수석의 말처럼 실제 하드웨어의 편중은 심각하다. 2013년 ICT 생산 중 ICT 기기가 76%(2009년ㆍ74.4%)인 반면 ICT 서비스 15.8%, 소프트웨어는 8.2%에 불과하다. 하드웨어 중에서도 3대 주력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와 편중도 위험한 수준이다.
▲김광수= 동의한다. 국내 ICT 산업은 인프라ㆍ하드웨어 대비 서비스ㆍ소프트웨어 분야가 취약하고 분야별ㆍ품목별ㆍ업체별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글로벌시장은 CPND(콘텐츠ㆍ플랫폼ㆍ네트워크ㆍ디바이스)가 연합한 생태계 간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국내 ICT 산업은 여전히 반도체,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소수 품목과 대기업 중심의 불균형이 심각하고, ICT 투자 대비 활용도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CT 핵심ㆍ원천기술에 대한 경쟁력도 부족하다.
-한국기업들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갖춰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김성옥= ICT 분야는 창의력이 중요하다. 창의력이 발현되려면 창의력을 생산해낼 수 있는 여러 장치와 조직의 형태가 필요하다. 하지만 트렌드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작은 기업이 내수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고 글로벌화하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 더욱 철저하게 혁신과 창의로 무장해야 된다. 중국 같은 거대경쟁자의 등장으로 제조 효율성 중심의 과거 경쟁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또 중국을 경쟁자를 넘어 전략적 협력파트너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가진 강점(자금ㆍ네트워크 등)을 활용, 우리가 중국시장 나아가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동반자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마인드를 갖춰야 한다.
▲김광수= 전적으로 공감한다. 현재 경쟁 상태에 있거나 향후 경쟁 구도가 예상되더라도 중국 ICT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해 신기술 공동연구는 물론 부족한 자금력과 마케팅 역량을 보완하기 위한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직접적인 중국시장 진출은 물론 기타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송= ICT 제품 및 서비스의 가치 사슬상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과의 종속적이지 않고 상호의존적인 관계의 형성이 필수적이다. 또 핵심인력 양성도 시급하다.

-정부와 기업의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대담을 통해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끝으로 차이나 공습에 대비한 정부의 역할론에 얘기해달라.
▲이= 과거 정부가 주도하는 성장모델은 한계가 있다. 정부는 이제 끌어나가기보다는 씨앗을 뿌리고 그 씨앗이 잘 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 정부의 지원도 산업육성을 위한 직접적이고 디테일한 지원보다는 큰 방향을 제시하고 연구개발(R&D), 인재양성, 정보 제공, 규제 개선, 시장질서 개선 등 기반확충에 집중해야 된다.
▲김성옥= 스타트업들과 대기업들이 상생하고 협업해 시너지효과를 발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해외로 나가고자 하는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들은 실리콘밸리를 찾아다니면서 투자를 부탁하는 등 혼자 고전하는 기업들이 많다. 계약 등 법리적인 부분을 잘 몰라서 애로를 겪는 업체들도 있다. 해외 진출을 꿈꾸는 영세 기업들을 위해서는 라이선스 계약 지원, 통ㆍ번역 지원, 실리콘밸리 또는 중국 기업들과의 매칭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줘야 한다.
▲서= 산업 종사자들이 본인들의 기술 제품을 팔 수 있는 기회가 해외에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바깥 정보가 이들에게 전달이 되는 다리 역할을 해주면서, 반대로 이들의 기술력이 세계시장에 홍보되도록 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 반면 직접 자금지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송= 기초 및 핵심인력 양성과 정보제공 등에 초점을 두고 시장 개입이 필요한 경우 시장 실패(리스크 수용이 필요한 영역) 또는 시장 부재로 초기시장 형성이 필요한 영역 등에 한정돼야 한다.
▲김광수= 창조경제하에서 정부의 역할은 시장이 자생적으로 산업과 산업 간 융합과 공생이 이뤄지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서포터로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력과 다양한 중국 관련 창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한중 FTA 효과적 활용을 위한 중국진출 통합 정보 제공ㆍ금융지원 강화 등) 및 규제 개선도 역할이 될 수 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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