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리펀·리샹의 '운동화를 신은 마윈'
그러나 왕리펀·리샹이 지은 '운동화를 신은 마윈'은 기존 '마윈' 탐구서와는 크게 차별적이다. 우선 이 책은 마윈과 알리바바가 공식 인정한 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저자인 왕리펀은 마윈과 3년간 중국 CCTV의 '중국에서 성공하기'라는 방송을 진행하고, 10여년간 마윈 강연의 인터넷 콘텐츠 제공자 및 ·사업 파트너로 일한 인물이다. 또 공저자인 리샹은 마윈으로부터 '가장 신뢰하는 기자'라는 말을 듣는 이다.
마윈은 1995년 처음 인터넷을 접했고, 1999년 알리바바를 창립했다. 그는 사범대학을 나온 교사 출신으로 인터넷이나 IT산업 혹은 기업 경영과도 먼 인물이었다. 알리바바 창립 당시 35세로 IT업계의 천재인 스티브잡스, 빌 게이츠, 주커버그 등에 비하면 한창 늦은 나이에 창업에 나섰다. 그러나 그는 단숨에 13억명의 거대 중국을 하나의 구매집단으로 묶는 초유의 도전에 나서 오늘날 중국 벤처신화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맨처음 마윈은 오피스텔을 임대할 돈도 없어 150㎡ 남짓한 집에서 17명의 멤버와 50만 위안을 자금을 들고 창업, 하루에 17∼18시간씩 일했다. 창업과 동시에 마윈은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인 B2B모델과 회사의 비전을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강연을 펼쳤다. 이어 10개월 지나 중문 사이트 및 영문 사이트 가입자 수가 2만명을 돌파, 골드만삭스와 손정의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오늘날 알리바바는 수많은 중소기업과 창업자, 지역들과 연계돼 있다. 거대 중국의 유통망을 하나로 묶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늘상 알리바바의 성장은 중소기업 및 지역경제와 함께 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오늘날 하청업체와 영세상인에게 온갖 부담을 강요하며 갑질하는 한국의 대기업들과는 전혀 다른 발상이다. 오히려 마윈은 "기업의 목표는 수익 추구가 아닌 사회 문제 해결에 있다"고 부르짖는다. 그리고 철저히 중소기업 육성에 경영의 포커스를 맞춘다.
이처럼 '운동화를 신은 마윈'이라는 책은 청년 마윈으로부터 시작해 오늘날의 알리바바를 이끄는 기업가 마윈, 그리고 마윈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과 철학, 경영 이야기를 창업가의 시각에서 다각적으로 심층 분석하고 있다.
"저는 우리 중국이 매우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1960년대는 대단히 이상했지요. 걸핏하면 완벽한 세상을 꿈꾸면서 위대한 사회를 만들겠다며 모든 것을 뒤집어 버렸습니다. 저는 이미 48세가 되었습니다. 기억하십시오. 남을 변화시키려면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합니다. 세상을 완벽하게 만들려면 자신이 먼저 완벽해져야 하지요. 남을 잘 도와주고 싶다면 먼저 자신을 도우십시오. 자신을 제대로 돕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헛될 뿐입니다."(마윈의 알리바바에서 모두의 알리바바로 중 일부) <왕리펀·리샹 지음/김태성 옮김/ 36.5 출간/값 1만7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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