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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거꾸로 가는 경제 시계, 제자리 찾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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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증권부장

김종수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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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복고' 열풍이 거세다. 한국 근대사를 다룬 윤제균 감독의 영화 '국제시장'은 1200만 관객을 빨아들였다. '강남 1970' '쎄시봉' 등 1960~1970년대를 다룬 영화들도 잇따라 개봉하고 있다. 안방 극장도 다르지 않다. 엄정화, 소찬휘, 터보 등 1990년대 인기 가수들을 재조명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에 3040세대는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다. 세상이 각박하고 경제사정이 안 좋을 때 '복고'가 유행한다.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저성장ㆍ저소득ㆍ저수익률이 일상화된 '뉴 노멀'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 '새로운 글로벌 상황(New Global Context)' 역시 '뉴 노멀'을 의미한다. 지금껏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어렵고 힘든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7년째다. 금융위기는 이전과 이후로 '시대 구분'을 해야 할 만큼 한국자본주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그사이 돈 흐름은 밑바탕부터 흔들렸다. 2007년만 해도 코스피지수는 2000선이라는 미답의 고지를 넘어설 정도로 상승했다. 거래대금은 1363조원으로 2006년 대비 515조원이나 불어났다. 평생 은행 예금에만 자산을 묻어두던 거액 자산가들도 자본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자금 대이동'의 시류를 잘 감지한 사람들은 한몫 챙겼고, 신흥부자들을 줄줄이 만들어 냈다.

최근에는 어떤가. 코스피는 1900선에서 맴돌고 있고 개인투자자의 증시투자 비중은 미국의 2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 1위였던 파생상품시장 거래량 순위는 그동안 옵션승수 인상 등의 규제로 9위로 미끄러졌다. 펀드에 투자하는 가구 수는 금융위기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한 상태다. 여기에 예금금리도 마이너스 국면으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각각 100조원, 50조원에 육박하는 등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급증하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7년은 어떨까. '시세는 귀신도 모른다'는 투자 격언이 있다. 아무리 재테크 고수라도 무슨 비법이 있을 리 없다. 다만 개인도 이제는 저축이 아니라 투자를 해야 재산을 늘릴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투자는 위험을 감수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대에서는 위험을 감수해도 종전만큼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자본시장의 재도약과 역동성 회복은 시급한 문제다. 자본시장은 가계의 자산형성과 기업 성장의 젖줄이 된다. 은행 중심이 아닌 자본시장 중심의 금융이 뿌리를 내려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6일 열린 '금융투자인대회'에서 축사를 통해 "자본시장의 창의와 혁신을 저해하는 낡은 관행과 규제를 과감히 없애겠다"며 지원을 약속한 것도 이런 맥락이 아닐까.

정부의 규제개혁 노력만으로는 자본시장의 역동성과 창의성이 발현될 수 없다. 금융투자인 스스로 혁신을 통해 산업 경쟁력과 내재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더 이상 과거 증시 호황기를 곱씹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은행에서 이탈되는 돈, 즉 '뉴 머니'를 잡기 위해 팔 걷고 나서야 한다.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글로벌 재테크 수단을 적기에 우리 국민에게 보여주고 가져다줘야 한다. 한편으론 '핀테크'(금융+기술)로 대변되는 정보기술(IT) 혁명 등의 조류를 금융투자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대도약의 기회로 만들어야 된다.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보다 내일이 낫다면 견딜 것이다. 지금은 그런 희망을 갖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2015년 현재 3.66%에서 7년 후인 2022년에는 2.94%를 기록, 2%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세계 3대 컨설팅회사인 베인&컴퍼니의 오릿 가디시 회장은 "한국 기업들은 이대로는 미래가 없다"며 뼈를 깎는 신속한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가 헛된 구호가 되지 않도록 모두가 신발끈을 다시 조여 맬 때다.

김종수 증권부장 kjs333@






김종수 기자 kjs33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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