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내용은 달라진 게 별로 없다. 기업형 장기임대 주택 '뉴스테이' 도입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대체로 재탕, 삼탕에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관행이 여전했다. 지난 13일 기획재정부 등 6개 부처의 업무보고를 보자. 공공ㆍ노동ㆍ금융ㆍ교육 4대 부문 혁신, 규제 개선을 통한 투자활성화 등으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했다. 이미 추진 중이거나 계획된 과제가 대부분이다. 세부 실천 계획도 새로운 것은 없었다.
통일 관련 보고도 손에 잡히는 게 없기는 마찬가지다. 북한과의 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고민은 보이지 않고 대화가 전제돼야 가능한 이벤트성 사업이 주류를 이뤘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상황에서 한반도 종단 철도 시범운행이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어제 '국가혁신' 보고에서 나온 정부 조직 유사ㆍ중복기능 통폐합, 위원회 정비 등은 수년째 단골 메뉴다.
올해는 박근혜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도는 집권 3년 차다. 경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 타임이기도 한다. 대통령 업무보고의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해 업무보고에서 우리 경제가 처한 파고를 넘기 위한 비전이나 절박함은 보이지 않았다. 업무보고도 혁신해야 한다. 매년 재탕 삼탕 나열식 업무보고를 계속할 필요가 있는가. 차라리 중점추진 정책을 놓고 대통령과 장차관들이 치열한 토론을 벌이는 방식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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