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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100세시대]"긴 정석투자가 시장 이긴다" 공감대 형성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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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100세시대]"긴 정석투자가 시장 이긴다" 공감대 형성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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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100세 시대 ②장기투자 개념을 바꿔라
10명 6명 6개월 내에 주식 되팔아..5년 이상 펀드 가입자 12%불과
롱쇼트 전략, ETF 등 신제품 지상주의도 투자자 조급증 부채질
은행이자보다 높은 장기투자 수익 성과 거둘 수 있는 구조 갖춰야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 50대 회사원으로 정년퇴직까지 얼마 남지 않은 강 모(55세)씨. 그는 주식시장이라면 손사래를 친다. 지난 2007년 10월 '인사이트 펀드 광풍'이 불었을 때다. 자신의 은행 예금에 대출까지 얹어 1억원을 모 해외주식형 상품에 거치식으로 가입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안돼 35% 가량 손실을 본 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환매했다. '단기 고수익'의 꿈에 젖어 무리한 투자에 나선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수천만원의 손실을 본 뒤였다.
# 경기 수원에서 의류 소매업에 종사하고 있는 40대 오 모씨(47세)의 상황은 정반대다. 지난 2005년 여윳돈을 굴리기 위해 당시 가치주펀드로 명성을 날렸던 모 운용사 펀드에 가입했다. 노후 생활에 대비해 은행에서 지급하는 이자보다 나은 수익만 유지하자는 생각이었지만 성과는 엄청났다. 실제로 지난 5일 현재 가입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243.4%에 달한다. 가입 기간 동안 수익률이 나빠져 환매의 유혹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 시기를 평균 매입단가를 낮출 수 있는 기회로 삼으라는 펀드매니저의 충고를 따른 것이 주효했다.

투자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와 접근이 엄청난 성과 차이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한국 자본시장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어느 선진국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정작 투자 문화를 따져보면 아직은 물음표(?)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의 이해도와 눈높이는 여전히 과거 벤처투자, 적립식펀드 열풍이 가져다 줬던 단기 성과 지상주의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고령화,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는 추세에서 일정 수준의 과실을 꾸준히 추구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기투자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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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 투자해도 장기투자(?)= 지난 2005년 '주식으로 저축하자'는 구호 아래 장기 성향의 적립식펀드가 대유행했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지금, 국내 시장참여자들은 여전히 단기투자 성향이 강하다. 오를 때 직접 주식을 사거나 펀드에 가입해서 '짧고 굵게' 수익을 얻겠다는 심리가 팽배하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2013년 1월 현재 5년 이상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비율은 12.2%에 불과했다. 투자자 10명 가운데 9명은 펀드에 가입했다가 5년을 못 넘기고 차익을 남기고 다른 투자처로 옮기거나 원금 손실을 떠안고 시장을 떠났다. 주식을 직접 사들인 투자자 10명 가운데 6명은 6개월도 안돼 시장에 되팔았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이 2013년말 개인투자자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평균 펀드 가입기간은 2년 4개월 정도였다.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과 펀드 보유기간이 점차 길어지고 적립식펀드 가입 비중도 재차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며 "단기투자를 장기투자로 유도하는 구조적 혁신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장기투자에 대한 개념부터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5년을 장기투자 필요조건으로 보고 있는데 1년만 가입해도 장기투자의 범주에 넣는 분위기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장기투자는 기본적으로 긴 시간 동안 안정적인 수익률을 전제로 해야 하는 것으로 마켓타이밍을 추구하는 것과 철저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했던 전략이 주를 이룬 것은 민간 부문에 금융자산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자산배분 및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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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조급증만 탓할 것인가= 금융투자업체 마인드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는 금융자본, 여전히 높은 개인투자자 비중, 국민성 등 시장환경만 탓할 게 아니라는 얘기다. 간접투자상품을 판매하는 증권사들이 저가 수수료 경쟁에 나서거나 신상품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현혹시키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익명을 전제로 한 모 투자자문사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펀드 상품 판매가 부진하자 증권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판매에 집중한 것이 단기 성과주의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펀드 상품도 장내에서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게 되면서 단기 간접투자 트렌드가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일갈했다.

지난해 자산운용업계에 유행했던 '롱 쇼트' 전략도 박스피를 부추기면서 장기투자문화 성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자리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장기투자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보여준 성과와 향후 긍정적인 전망이 제대로 공유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지금까지 장기 적립식투자는 은행 이자율보다 비교 우위를 보이는 등 분명한 성과를 보여왔다"며 "앞으로도 배당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대수익률 자체만 낮춘다면 가장 유망한 투자수단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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