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이 노리는 바는 명확하다. 환경친화적인 자동차, 자율주행이 가능한 스마트자동차와 같은 미래형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미래 경쟁력은 우리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개발능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전용차 개발은 현대기아차의 주력시장으로 꼽히는 지역에서 기후ㆍ환경 등 현지 여건에 적합한 모델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현지전략차종으로는 밍투ㆍK4(중국), HB20(브라질), 쏠라리스ㆍ리오(러시아), 벤가ㆍ씨드(유럽) 등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편인데, 현지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현지 전용차로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행보다.
최근 완성차업체의 R&D 척도로 여겨지는 친환경ㆍ스마트자동차 분야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차종을 개발하는 동시에 모터ㆍ배터리 등 핵심부품 관련 원천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이나 차량IT 기술수준을 끌어올리는 한편 차량용 반도체, 자율주행 핵심부품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부품계열사에 디스플레이 공장과 전자제어연구센터도 짓기로 했다.
차세대 파워트레인(엔진ㆍ변속기) 개발은 차량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엔진라인업 10종 가운데 7종을 차세대 엔진으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성능을 개선하는 한편 터보엔진 기종수를 늘리고 다단변속기, 듀얼클러치변속기도 다양화하기로 했다.
차량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데다 국내와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연비규제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친환경 기술 및 스마트자동차 개발 담당인력 3251명을 포함해 R&D인력을 총 7345명을 새로 채용키로 했다.
R%D 분야에 대해 이처럼 대대적으로 투자에 나선 건 최근 신규 완성차공장이 해외에 집중되면서 국내 투자를 소홀히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불식하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미국ㆍ유럽 등 주요 시장에도 R&D 거점이 있지만 R&D 는 주로 국내에 집중돼 있다. R&D 투자금액 가운데 85% 정도는 국내에서 투입될 예정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