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농협유통에 따르면 팥(적두) 소매가격은 2012년 1kg에 2만원 전후로 최고치를 찍은 후 지난해 1만2000원대로 급격히 하락했다. 올해는 작년만큼 급락하지는 않았지만 전년대비 17% 가량 떨어져 1kg당 1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2010년 해당 상품이 평균 1만4000원, 2011년 1만3000원에 판매됐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팥은 5년래 최저가격이다.
최근 일주일(12월15일~12월21일)간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팥 가격이 2012년 대비 크게 떨어지면서 가격 하락을 체감한 소비자들이 직접 팥을 사서 죽을 쑤어먹었지만 올해에는 가격 하락효과가 크게 와닿지 않은 탓에 간편하게 죽을 사먹는 쪽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팥 가격이 소폭 하락한 것도 매출 하락의 원인이 됐다.
홈플러스의 경우 팥 매출이 전년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팥죽 완제품의 성장세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주 홈플러스의 팥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3% 늘었다. 반면, 팥죽 완제품은 같은 기간 197% 매출이 급등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동지행사 때 지난해와 달리 대포장 2kg 상품으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그나마 팥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는 팥 매출이 마트 3사 중 제일 큰 폭으로 줄었다. 롯데마트에서 지난 주 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하락했다. 팥죽에 쓰이는 찹쌀가루 매출도 같은 기간 26.9% 감소했다.
농협유통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팥 가격이 전년대비 약 50% 크게 떨어지면서 저렴한 팥에 대한 수요가 몰렸지만 올해는 가격 매력이 그닥 없어 팥죽을 만들어 먹는 가정이 줄어든 것 같다"며 "가격과 수요 모두 하락해 매출이 감소한데다 올해는 '애기동지'라고 팥죽이 아니라 팥떡을 먹는 해여서 팥이 더 적게 팔린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동지는 음력 11월 초순에 들면 '애기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하순에 들면 '노인동지'또는 '노동지'라 불린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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