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국에 투자 이민을 신청한 러시아인 숫자가 급증해 역대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초 달러당 32루블에 거래되던 루블화는 지난주 후반 달러당 58루블에 거래됐다. 한때 달러당 60루블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와의 영토 분쟁에 이은 서방의 경제 제재, 유가 폭락으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한 것이다. 루블화가 폭락하고 러시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설도 나돌자 부자들은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영국 투자 비자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 러시아 최대 부자 중 한 명인 블라디미르 예프투셴코프 시스테마 그룹 회장이 체포된 것도 러시아 부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예프투셴코프 회장 체포 후 러시아 법원은 시스테마 그룹의 석유 계열사인 바슈네프트를 국가에 귀속시키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투자 이민에 대한 규정도 20년 만에 변화를 줘 까다롭게 했다. 지난주 발효된 새로운 투자이민 규정에 따르면 최소 투자 금액 기준이 100만파운드에서 200만파운드로 상향조정됐다. 또한 이전에는 전체 투자 금액의 25%까지 영국 부동산 투자가 허용됐지만 이제는 영국 부동산 투자가 금지된다.
영국은 투자 비자 신청자에게 영국 국채 등에 대한 투자를 의무화하고 있다. 영국 주택청은 지난 2월 투자 비자로 인한 국채 투자 효과가 연간 5억파운드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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