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연구팀, 특별한 이유없는 '재미'를 위한 행동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최근 우리나라에 눈이 많이 내렸다. 온 대지가 하얀 색으로 뒤덮였다. 강아지들은 눈 위에서 데굴데굴 구른다. 사람들은 대지에 가득 쌓인 하얀 색을 뭉쳐 눈사람을 만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던지기도 한다. 왜? 여러 이유가 있겠는데 한 가지 이유만은 분명하다. 재미와 놀이를 위한 것이다.
몇몇 새들도 눈 터널을 만드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새들이 눈 터널을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팀은 새들이 눈 터널을 만드는 이유가 뚜렷한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단지 '재미'에 있다는 결론을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사이언티스트는 최근 '새들도 재미를 위해 눈 터널을 만든다(Birds build snow tunnels for fun)'는 기사를 실었다.
그 시작은 단순했다. 한 마리가 먼저 눈을 파고들어 터널을 만들었다. 이어 다른 새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뒤따라 눈 터널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홍방울새들이 같은 행동을 반복했고 결과적으로 그들이 터널을 만들고 지나간 자리는 미로 같은 도랑과 굴로 가득 찼다.
하인리히 연구팀은 왜 새들이 눈 터널을 만드는지 그 원인이 궁금했다. 하인리히 박사는 "그 많은 홍방울새들이 왜 눈 터널을 만드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고 명확한 원인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인리히 박사는 "특별한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며 "한 마리가 눈 터널을 만들자 다른 무리들이 따라서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하인리히 박사는 "일반적으로 놀이는 직접적 기능 없이 순간적으로 이뤄지는 행동을 말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홍방울새가 눈 터널을 만드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바로 '놀이'를 통한 '재미'에 있었다"고 분석했다. 북극 툰드라 지역의 경우 새들은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은신처를 위해 눈 터널을 만들기도 한다. 이번 메인주의 눈 터널을 만드는 홍방울새의 경우 이런 목적이 아니라 '놀이'와 '재미'만을 위한 그들의 집단 움직임이다. 새들도 재미를 위해 눈(雪) 장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