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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KB금융회장과 당국의 '타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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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1990년대 초반 전국 곳곳에서 흘러나온 노래가 있었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가수 김국환씨의 히트곡 '타타타'다. 이 노래는 당시 국민드라마로 불리던 '사랑이 뭐길래'에서 극중 김혜자씨의 애창곡으로 방송을 통해 큰 인기를 끌었다.

요즘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을 놓고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금융당국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타타타의 이 첫 가사가 떠오른다. 윤종규 회장과 금융당국이 서로를 너무 몰라 소통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정식 소개팅이라도 해줘야 할 판이다.
최근 KB금융과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내년 3월 전원 사퇴라는 용단을 내렸다. 윤 회장과 사외이사들은 KB금융 재건과 고객ㆍ시장 신뢰회복을 위해 어렵게 의견을 모았다. 금융위는 KB금융의 LIG손보 인수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을 강하게 요구하며 승인을 보류하는 상황에서 내린 선택이었다. KB금융이 사외이사들의 전원 사퇴라는 결단을 한 것은 금융당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KB금융은 오는 24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LIG손보 인수가 승인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을 강하게 압박해왔던 금융당국의 반응은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사외이사들의 퇴진만으로는 지배구조시스템이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 등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무엇인가(?)를 더 바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반응이다.

윤 회장이나 사외이사들은 무엇을 더 어떻게 해야만 금융위가 LIG손보 인수를 승인해줄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반대로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KB금융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혁신을 위해 더 강력한 조치나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KB금융의 LIG손보 인수가 물건너 갈 수 있다는 소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논란과 관련해 제재를 받은 윤웅원 KB금융지주 부사장과 박지우 KB국민은행 부행장까지 문책하기를 바라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할 자격과 경영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결정하는 과정에서 윤 부사장 및 박 부행장의 거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KB금융의 재건을 위해 윤 부사장과 박 부행장이 조직내 화합과 소통에 필요한 임원들인지는 윤 회장이 판단할 몫이다.

LIG손보 인수 승인이 계속 미뤄지면서 KB금융 경영정상화와 조직안정 속도도 늦춰지고 있다. LIG손보 임직원들도 답답할 노릇이다. 일각의 우려대로 LIG손보 매각이 무산되면 이번에는 KB금융이 아닌 금융당국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다. 최근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이 다시 불발되면서 금융당국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번 무능한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오는 24일 정례회의에서 LIG손보 승인을 해주는 것이 금융당국 스스로는 물론 KB금융 경영정상화와 조직안정을 위한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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