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은 전염성이 강해 한 번 발생하면 무섭게 번진다. 그런 만큼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축산 농가가 합동 방역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골든타임에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를 취해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가축 이동 제한 조치를 비롯해 백신 추가 접종, 차량과 외부인의 농장출입 통제 등을 철저하게 시행해야 한다. AI도 미리 확산을 막아 초반에 진압해야 할 것이다.
안이한 생각으로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 그 대가는 혹독하다. 2010년 11월에 구제역이 발생해 이듬해 3월까지 전국적으로 번진 끝에 돼지와 소 등 348만여마리를 살처분하고 3조원의 피해를 입었던 최악의 사태가 생생하다. 아직 상황이 심각한 편은 아니라고 자칫 방심하면 3년 전의 악몽이 되풀이될 우려가 있다. 방역 당국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구제역은 7월에도 경북 의성과 고령에서 발생했다. 한여름에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AI는 올 들어 1월, 7월, 9월, 11월 등 계속 발생하고 있다. 구제역과 AI가 주로 겨울철에 일어나는 바이러스성 가축 질환이라는 건 옛말이다. 구제역 예방과 확산 차단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진 백신 접종도 허점이 드러났다. 백신의 항체형성률을 높이는 한편 기후변화로 변종이 생긴 것은 아닌지 등을 면밀히 조사해 구제역과 AI의 방역 체계를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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