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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딜' 막전막후…삼성, 2년전부터 테크윈 매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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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삼성측 매각 방침 접하고 먼저 인수 의사 타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유인호 기자] 26일 전격 결정된 삼성테크윈의 매각은 2년 전부터 검토됐던 사안으로 알려졌다. 최근 방산 비리가 불거지면서 급물살을 탔다.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을 놓고 고민하기 시작한 때는 2011년 6월로 당시 삼성그룹이 삼성테크윈의 경영진단을 실시한 직후였다. 경영진단 결과를 보고 받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그자리에서 삼성테크윈 사장을 경질했다. 각종 비리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최근 '통영함'으로 인해 방산비리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은 이미 3년 전 내부 감사를 통해 '관행'으로 여겨지던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감사인력을 늘리고 기능도 강화했다. 회장이 직접 나서 "전 그룹 구성원들이 부정을 저지르면 큰일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삼성테크윈의 내부 비리 척결에 나섰지만 향후 삼성테크윈 때문에 우려되는 그룹 이미지 훼손을 우려했다. 자칫하면 삼성그룹 전체가 비리집단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었다.

여기에 더해 삼성테크윈이 인명 살상용 무기를 만든다는 점 역시 그룹 전체의 글로벌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유럽 일부 인권시민단체들이 삼성전자의 제품 불매를 주장하며 '삼성은 인명 살상용 무기를 만드는 회사인 만큼 TV, 스마트폰 등을 사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2년여 전 유럽 일부지역에서 삼성 제품 불매 운동이 있었는데 당시 이유는 삼성테크윈이 인명 살상용 무기를 만든다는 것 때문이었다"면서 "기업간거래(B2B) 위주의 사업 비중이 높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TV, 스마트폰을 비롯해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사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대두된 바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이 같은 상황이 그룹 전체의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때문에 2년 전부터 삼성테크윈을 놓고 고민을 계속해 왔던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글로벌시장에서 선두를 앞다투며 견제하는 세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면서 "방산 분야를 과감하게 떼어낸 것은 주력 사업인 전자, 정보기술(IT), 서비스업 등의 글로벌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측의 방위산업 매각 방침을 접한 한화는 먼저 인수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를 통해 탄약, 유도무기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지켜온 한화그룹은 미래 무기체계가 전자 장비화하는 것에 대비, 삼성테크윈의 첨단 방위산업 기술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전투기 및 헬기 엔진, 로봇 분야의 역량을 가져와 시너지 효과를 통해 방산사업의 영역을 크게 늘리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양측이 협상에 들어가면서 한때 난관에 처했다. 삼성테크윈이 삼성종합화학의 지분을 22.7%를 갖고 있는 등 지분구조가 삼성의 석유화학 사업들과 얽혀있었기 때문이다. ㈜한화만으로 삼성의 석유화학 지주회사 격인 삼성종합화학까지 인수하기에는 어려웠던 것이다.

이에 따라 한화는 판을 크게 벌여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했다. 어차피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를 통해 석유화학과 에너지사업을 확대할 계획이었던 만큼 삼성 석유화학사업도 함께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오히려 결론은 쉬웠다. 한화케미칼 등도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다는 판단하고 즉각적인 인수 협상에 나섰다.

이번 빅딜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CCO)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회장의 부재 속에 이번 거래가 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거래 성사에 총력을 기울다는 후문이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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