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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복잡하고 은밀하게…단통법도 못잡은 보조금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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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되면서 불법 보조금이 음지로 더 깊숙이 숨어들고 있다. 모든 소비자들이 차별 없이 휴대폰을 살 수 있도록 한다는 법의 취지가 무색하게 여전히 '꼼수'는 존재하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이동통신사들은 시장 혼란을 해소하기 위한 머리를 맞대고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딜러 계약'을 통한 불법 보조금이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 유통업자가 소비자에게 주는 보조금이 투명화되면서 영업에 제약이 생기자 소비자를 아예 유통업자로 둔갑시켜 리베이트(판매 장려금)를 받도록 한 것이다.
리베이트는 대리점과 판매점이 고객을 유치하면 판매 장려금 명목으로 이통3사가 주는 수수료다. 딜러 계약은 이를 악용해 생긴 일종의 편법이다. A(휴대폰 판매자)와 B(구매자)가 계약을 맺고 서류상으로 구매자(B)가 판매자(A)의 딜러가 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B는 불법 보조금을 합법적인 판매 수수료 명목으로 받을 수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불법 보조금 지급 행태도 변하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딜러 한 명이 (지급된 리베이트에서) 마진을 조금만 남기고 나머지 금액을 보조금으로 뿌려 가입자를 모집했다면 지금은 접점이 많을수록 유리한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단통법 시행으로 보조금이 고지되기 시작하면서 각 채널별 경쟁력이 사라지고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결합상품에 대한 보조금도 불법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유통망에서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TV를 가입하고 휴대폰까지 구입하면 50만~80만원까지도 현금으로 돌려주는 마케팅을 펼치면서다. 현행법상 초고속인터넷 단품에 대한 보조금은 19만원을 넘을 수 없고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 인터넷TV 가운데 두 가지 상품을 묶어서 가입하면 22만원, 3가지 상품을 모두 가입하면 보조금을 25만원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50만원을 웃도는 불법 보조금이 '페이백'으로 지급된 셈이다.
개통 후 나중에 현금을 돌려주는 '페이백', 신규 가입 후 기존 번호를 덧입히는 '에이징', 소비자를 판매자로 둔갑시키는 '딜러계약', 결합상품에 쏠리는 보조금까지. 현존하는 모든 꼼수는 이통사의 리베이트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리베이트는 정부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 단통법에도 리베이트 관련 내용은 전혀 없다. 소비자에게 보조금 지급하는 최종 주체가 이통사가 아니라 일선 영업점이라는 점을 '단통법'은 간과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런 사태의 본질은 리베이트가 높아 발생한 것"이라며 "법으로도 리베이트를 규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전했다.

정부도 과도한 리베이트를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이통사들과 방통위, 미래부 모두가 딜러 계약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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