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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 힐링캠프 상담실 운영 주민들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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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보건소, 지난해 5월부터 힐링캠프 상담실 설치·운영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지난 9월 영등포구보건소 ‘힐링캠프 상담실’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큰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롭고 힘이 들었습니다”고 시작하는 편지는 이 곳에서 상담과 가족 심리극을 받은 내담자 A씨의 어머니가 보낸 것이었다.
A씨는 청소년 시절 겪었던 따돌림으로 인해 성인이 돼서도 자신감이 부족하고 가족 간 대화도 단절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정신과 병원을 가볼까 고민도 했지만 비용과 주변의 시선 때문에 꺼려져 부담스러워 하던 중 지인으로부터 힐링캠프 상담실이 있다는 것을 듣고 개인 상담을 받게 됐다.

가기 전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문을 두드렸지만 첫 상담이 끝나고 마음이 편해져 매우 만족했다. 이어 상담자로부터 ‘심리극’에 참여해 볼 것을 권유받아 어머니, 두 동생과 함께 참여하게 됐다.
심리극에 참여한 지역주민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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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힘들어했던 과거 상황을 설정하고 어머니는 그 당시로 돌아가 자녀의 아픈 마음을 위로했다. A씨와 나머지 가족들도 심리극에 참여해 함께 울고 웃으면서 솔직한 감정을 표현, 상대를 이해하며 같이 드라마를 완성했다.
어느덧 드라마가 끝날 즈음엔 가족들의 얼굴에서 희망의 빛이 떠올랐다.

A씨의 어머니는 “심리극이 끝난 후 지금은 공기 좋은 산꼭대기 위에 올라와 심호흡하는 느낌이다. 이런 것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직접 정성스레 감사의 편지를 적었다.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보건소는 A씨처럼 정신적·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의 지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힐링캠프 상담실’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보건소 5층 내 38㎡ 아담한 공간이지만 전성규 임상심리 전문가를 비롯해 정신보건 사회복지사와 상담심리사가 내담자들 고민과 이야기를 진지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들어주며 상담한다.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주로 실시하며, 심리 상담의 특성상 지속적인 관심과 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 사람 당 보통 50분씩 12회에 걸친 장기적이고 충분한 상담을 진행한다.
심리극에 참여한 지역주민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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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실이 개소한 이래 지금까지 약 3200건의 상담을 진행, 현재 약 50여명이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고 있다.

상담실은 매주 평일 오전 9~오후 6시 운영하며, 사전에 전화예약(☎ 2670-4934~6) 후 이용할 수 있다. 영등포구민은 누구나 가능하고, 상담비용은 무료이다.

그리고 지난 9월에는 상담을 받고 있는 내담자들의 가족 및 배우자가 함께 극에 참여해 마음을 치유하는 ‘심리극’을 도입했다.

심리극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자신의 문제를 행동으로 표현하게 함으로써 억눌린 감정을 드러내게 한다. 가족, 배우자 또는 전문가들과 같이 참여해 역할 바꾸기, 마음과 대화하기 등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마음을 위로 받는다.

구는 참여자들의 높은 만족도에 힘입어 12월에도 가족과 부부를 대상으로 심리극을 진행할 계획이다. 심리극도 하나의 상담 방법이기 때문에 상담가와 기본적인 상담을 거친 후 참여할 수 있다.

힐링캠프 상담실에서는 이 외에도 학교, 단체, 기관 등에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로 산후조리원, 노인복지관, 장애인시설 등을 찾아간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추가적으로 다면적인성검사(MMPI), 문장완성 검사, 투사적 검사, 성격유형 검사(MBTI), 우울 검사 등을 한다.

검사 결과 정신문제가 질환 수준으로 심각한 경우에는 보건소 내의 정신건강증진센터로 연계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엄혜숙 보건소장은 “대인관계 가족문제 우울 스트레스 등으로 상처를 안고 있는 주민들이 마음의 힐링을 찾아 꾸준히 상담실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힐링캠프 상담소가 지역주민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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