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순익 대비 임금 비율 따져봤더니…
성과와 무관한 임금체계…전문가 건전성 감독 강화 촉구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외국계 은행장들이 고액연봉으로 뭇매를 맞고 있지만 지배구조가 국내 시중은행과 달라 문제삼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은 상장사도 아닌데다, 대주주가 모두 외국계다. '주주자본주의' 관점에서 보면 외국계 은행장의 고연봉에 감나라 배나라 하기 어려운 만큼 건전성 감독 강화로 외국계은행의 경영을 감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18일 국내 주요은행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리차드 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장은 9억9600만원의 보수를 가져가 순익(176억1700만원)대비 5.7%를 보수로 챙겼다. 하영구 전 씨티은행 행장은 1월부터 9월까지 25억원을 보수(퇴직금 제외)를 가져가 절대 액수로는 국내 은행장 중 제일 많았다. 이는 한국씨티은행 3분기 순이익 1058억원의 2.4%에 달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이 금액은 이사회로 구성된 해당 본사에서 결정하는 것이라 문제 삼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신한지주나 KB금융은 각각 국민연금이 지분율이 8.81%(보통주 기준), 9.96%를 쥐고 있다. 보수체계에 대한 감시의 눈초리도 매섭다. 반면 한국씨티은행의 대주주는 미국씨티은행법인이 100% 출자한 씨티뱅크오버시즈인베스트먼트(COIC)다. 한국SC은행도 스탠다드차타드NEA은행(SCNEA)이 지분 100%를 쥐고 있다. SCNEA는 영국계 금융그룹인 SC그룹이 지난 2005년 1월27일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국계 은행들은 외국계 주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보수수준을 결정하고, 주주 등 이해관계자도 국내 시중은행에 비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보수가 높다 해도 문제삼긴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외국계 은행 고위관계자는 "외국계은행의 은행장 보수는 싱가폴이나 일본 등 다른 은행 지점의 수준과 맞춰 글로벌컨센서스에 맞게 본사에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관점에서 보면 국내은행의 보수가 적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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