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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프론티어]하버드에 가려면 하버드 공부법부터 공부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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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음'으로 시작한 교육사업 김명희 에듀아시아 대표

김명희 에듀아시아 원장

김명희 에듀아시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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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여성들도 스스로 야망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아주 큰 야망이 아니라 내가 이 자리까지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면 다시 한단계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죠. 아무 생각 없이 일을 하다보면 발전이 없어요.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한계단씩 올라가다보면 인생이 달라지지요."

김명희 에듀아시아 어학원&유학원 대표이사 원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열정인(人)'이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여성 후배들이 갖춰야 할 자세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잊어서는 안될 덕목도 열정이라는 철학을 스스로 실천하는 가슴 뜨거운 리더다. 그에게 열정은 운명을 뒤바꾸는 '인생의 마법'이다.
◆'엄마의 마음'으로 시작한 교육사업= 무역회사를 15년간 경영하던 김 원장은 돌연 미국대학입시(SAT) 학원을 차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미국에서 대입을 준비하던 아들 때문이었다. 입시는 일년 남았는데 국내 SAT 학원들의 수준은 기대 이하였다. 대형 학원들은 학생들을 하나하나 보살피는 세심함이 부족했고 작은 학원들은 강사진이 열악했다.

"다른 엄마들처럼 정보가 많은 것도 아니었고 계속 일을 하는 엄마였기 때문에 학원을 쫓아다닌 적도 없어서 유학원에 찾아갔죠. '체계적으로 꼼꼼하게 가르쳐 줄 수는 없느냐'고 물었더니 저에게 직접 해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생각했죠. 엄마의 마음으로 우수한 강사진을 뽑아 최고의 시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 성공할 수 있겠구나."

김 원장의 판단은 맞아떨어졌다. 하버드 졸업생으로 구성된 강사진은 학생들에게 입시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은 물론 동기부여를 제공했다. 2009년 H-Prep 어학원&유학원 설립 첫해 SAT 2400점 만점자가 나왔고, 지금도 매년 만점자가 속출하고 있다. 고득점대인 2300점도 해마다 십여 명씩 배출한다. 강사 4명과 학생 36명으로 시작한 학원은 이제 여름특강을 시작하기 전 정원(150명)이 마감된다. 학생을 더 받고 싶어도 자리가 없다.
김 원장은 2014년 에듀아시아를 설립하고 교육 시스템을 확충했다. 지금은 서울 강남구의 학원 건물 한 층을 자습실로 사용한다. 여름특강 3개월을 위해 9개월간 임대료를 꼬박꼬박 지불하고 있다. 4시간 수업 후 4시간 자습인 학원 운영방식이 학생들의 성적과 집중력 향상의 비결인 까닭이다.

"자습실을 이용하면 학생을 더 받을 수 있지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명강사가 있다고 해도 아이들이 자습을 안 하면 그날 배운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해요. 수익만 목적으로 한다면 자습실을 없애고 강의실로 만들 수 있지만 내가 엄마라면 그날 배운 것은 반드시 복습을 시키고 싶지 않겠어요?"

◆하버드식 공부방식ㆍ아낌없는 투자= 후발주자인 김 원장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창의적인 교육방식이다. 에듀아시아는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사용하는 '클리커(Clicker)'를 도입했다. 클리커란 리모컨처럼 생긴 디지털 쌍방향의 교육 시스템이다. 이것을 이용하면 학생들이 어떤 답을 선택했는지 강사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수업 이해도와 부족한 과목 등을 꼼꼼하게 체크할 수 있다. 클리커 답안지는 매주 학부모에게도 전달돼 자녀의 실력을 공유한다. 김 대표는 "클리커 성적이 좋으면 시험성적도 잘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아이들의 경우도 클리커라는 장난감이 있으니까 수업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에듀아시아의 또 다른 무기는 '에듀몬스터' 프로그램이다. 김 대표는 2억원 가까이 투자해 에듀몬스터를 개발했다. 개발 기간만 1년이 넘었다. 노트북을 이용해 문제풀이를 할 수 있는 일종의 '복습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인터넷 강의는 강사 혼자 수업을 하는 방식인 반면, 에듀몬스터는 문제를 풀고 오답풀이 강의를 듣는다. SAT의 독해와 쓰기, 수학 등 세 과목은 물론 토플과 ACT 시험문제도 담았고 SAT 중요단어는 5000개가 넘는다. 단어 암기를 돕는 데도 주력했다. 정의가 나오면 글자 하나하나를 채워야 하는 방식이다. 눈으로 암기하면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에듀몬스터의 가장 큰 특징은 '동기 부여'와 '재미'다. 단어 테스트의 경우 단어를 못 맞추면 꽃잎이 떨어진다. "떨어지는 꽃잎에 상실감을 느끼는 학생들은 더욱 열심히 단어를 외운다"며 김 대표는 환하게 웃었다. 문제를 풀 때는 괴물이 등장해 정답이면 방긋 웃어주고 오답이면 대성통곡을 한다. 이 같은 재미를 통해 공부는 딱딱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즐겁고 유익하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재미를 통해 더 잘하고 싶은 동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에듀몬스터를 활용하는 학생들 간 실시간 순위를 공개한다. 심리학을 기초로 동기부여를 극대화한 것이다.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아서 공부에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학생들의 타고난 재능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좋은 학습 시스템은 얼마나 동기부여를 잘 하느냐에서 갈리는 것이죠."

김 원장은 에듀아시아를 글로벌 종합교육기관으로 키울 계획이다. 기존 유학관련 교육기관이 단순한 SAT교육 중심이었다면, 차별화된 커리큘럼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종합 교육콘텐츠를 공급하겠다는 의지의 일환이다.

"에듀아시아는 학생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토양입니다. 저는 앞으로 제대로 된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교육자의 길을 가고 싶어요."

◆'햇님 리더십'= 김 원장은 대학 졸업 후 무역회사를 다니다가 아들을 임신하면서 회사를 그만뒀다. 입덧이 심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었던 탓이다. 해산 후 김 원장은 원대복귀 대신 독립선언을 결정했다. 자식이 생기면서 책임감과 열정은 더 커졌다. 밤낮으로 뛰어다니면서 일본과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고급 인형은 불티나게 팔렸다. 연매출이 500만~700만달러(53억~75억원)에 달했다. 김 원장은 "정직하게 열성적으로 일하면 성과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깨달음은 또 있다. 학원을 운영하면서 입시 전략은 물론 인생의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특히 사회초년생 여성들에게 할 말이 많다. 주어진 업무만 하지 말고 승진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포지션(직급) 목표다.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 하나씩 성취하는 사람이 기계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

"연봉협상을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열정을 갖고 일하는 사람은 오너가 절대 모르지 않습니다. 올해 연봉이 3000만원인 직원이 6000만원어치 일을 했다면 이 직원이 연봉을 두 배를 불러도 필요하면 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3000만원을 받고 3000만원 만큼만 일하면서 4000만원을 달라고 하면 나간다고 해도 붙잡지 않는 것이죠."

김 원장은 여성의 리더십을 '햇님 리더십'이라고 설명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햇님과 바람이 힘겨루기를 하면서 나그네의 옷을 벗기는 데 성공한 것은 따뜻함과 유연함이라는 것이다. 그는 "경영이나 직원관리 모두 여성이 더 섬세하게 점검할 수 있다"면서 "여성 특유의 이해심과 배려심으로 자신의 입장을 이해시키면 대부분 리더를 따라온다"고 역설했다. 그런 리더라면 어떤 조직이든 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그 방향이 때로는 열정이고, 때로는 야망이어서 결국 언젠가는 '인생의 마법'에 도달하는 것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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