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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획정 판결 나비효과…총선·대선구도까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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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중심서 영충호로 개편..수도권 대선주자 목소리 커질 듯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전슬기 기자] 선거구별 인구편차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판결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선거구 획정을 다시 짜게 되면 영호남 중심인 정치지형이 인구수에 따라 수도권ㆍ충청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파는 20대 총선은 물론 차기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참에 정치개혁 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대선거구제, 석패율제 등 새로운 선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영호남 줄고 수도권 늘어나= 헌재 판결에 따라 당장 관심은 20대 총선에 맞춰 선거구를 어떻게 짜느냐에 쏠리고 있다. 인구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비율을 2대 1로 짜맞출 경우 전국적으로 62개 선거구 조정이 불가피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역구당 평균 인구수는 20만8475명인데, 헌재의 결정에 따르면 최대 27만7966명, 최소 13만8984명의 범위내로 조정해야 한다.
여기에 맞춰 선거구를 조정할 경우 수도권은 지역구가 늘어나는 반면 영호남은 줄어들게 된다. 전국적으로 상한 인구수를 초과한 지역선거구는 37개인데, 이 가운데 서울ㆍ인천을 포함한 수도권내 선거구는 24개에 달한다. 충청지역까지 포함할 경우 27곳이다.

특히 선관위는 서울 강남(57만3756명)과 강서(58만1672명), 인천 부평(55만6949명) 서구강화군(56만2701명) 수원(117만98명), 용인(95만8063명), 남양주(63만1586명) 지역에 대해서는 전체 인구수를 감안할 때 선거구 신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충남 천안도 선거구를 추가해야 할 정도로 인구가 많다.

전국적으로 25개 선거구는 하한 인구수에 못미친다. 이 중 18군데가 강원, 전북, 전남, 경북에 집중됐다. 인구수를 고려하면 이들 지역의 선거구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이대로 추진될 경우 영호남에서 총 8개의 선거구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수에 따라 선거구가 조정되면 권력지형도 영호남에서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인구가 많은 수도권의 의석수가 크게 늘어 수도권의 정치적 비중이 커지고 호남과 충청의 의석수가 같아지는 만큼 충청지역의 정치적 목소리 역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영남보다 호남 의석이 줄어드는 게 더욱 영향을 미칠 것"면서 "영호남이 아닌 충청을 포함한 영충호(영남, 충청, 호남)로 분류하고 수도권 등 중립지대의 영향력이 더욱 세진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대선ㆍ개헌에도 영향= 선거구 개편은 차기 대권주자, 개헌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 크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헌재 판결이 개헌 이슈를 잡아먹었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이 평론가는 "야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여권에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정치적 발언권이 세지지 않겠느냐"며 "여권에서는 대권주자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대선거구제, 석패율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 요구가 쏟아질 가능성도 커졌다. 중대선거구제와 석패율제는 소선구제를 보완해 선거구에서 2~3인의 대표를 선출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헌재 결정 후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에서는 선거제도 개편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새정치연합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우윤근 원내대표는 31일 열린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정치개혁특위를 설치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중대선거구제와 석패율에 관련해 "검토하고 있다. 선택의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현행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헌론도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헌론이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 개선, 지역구도 완화 등에 궁극적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구 문제가 제기되면 기초행정구혁 개편 논의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렇게 되면 중대선거구는 자연스레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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