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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역발상, 역전의 명수 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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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車 회장의 뚝심, 한국전력 부지·동부특수강까지 효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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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최대열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얼굴)의 최근 잇단 반전 드라마가 화제다. 현대차 그룹이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부터 동부특수강 인수 까지 최근 한 달 새 굵직굵직한 기업 인수합병(M&A)전에서 역전의 명수로 자리 매김한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발표한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차그룹의 현대제철이 선정된 것을 두고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세아그룹과 현대제철이 뛰어든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당초 유력한 인수자로 세아를 꼽았다.

특수강 시장에서 강자인 세아가 배수의 진을 치고 높은 입찰가를 쓸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세아 측은 동부특수강 인수전이 공식화되기 전인 지난 상반기부터 인수팀을 꾸려 공개적인 인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승자는 현대제철이었다. 그룹의 수직 계열화라는 당면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 정 회장이 통 큰 배팅을 한 것이다.

지난달 발표한 한전 삼성동 부지 인수전에서도 현대차는 삼성을 제쳤다. 과거 삼성이 뛰어든 대형 입찰에서 물 먹은 적이 없는 전례를 들어 재계에서는 이번 한전 부지 인수전에서도 삼성 측이 유력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10조원을 넘는 금액을 베팅하며 보기 좋게 승부를 뒤집었다. 재계 안팎에서 가격 적정성 논란이 일자 정 회장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투자"라며 "외국기업이 아니라 정부로부터 사는 것이어서 결정하는 데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고 말했다.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니냐는 일부 지적을 일축한 것이다.

2010년 현대건설 인수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현대그룹에게 우선 협상대상자 위치를 내줬지만 결국 현대건설을 품에 안았다. 명분에 치우쳐 무리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정 회장은 "자동차-제철-건설이라는 그룹의 3대 핵심성장축을 완성하는 마무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과감히 인수전략을 추진했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현대차의 역전 드라마 성공 요인을 정 회장만의 역발상 경영에서 찾고 있다. 경영전문가들은 어려울 때 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을 두고 '정몽구식 역발상 경영'으로 평가한다.

정 회장의 역발상 경영은 그간 현대차 성장의 굴절 때마다 빛났다. 1998년 기아차를 인수했을 때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동반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정상화하는 데 적어도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봤으나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며 2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인수합병(M&A)이 아닌 대규모 투자에 나설 때도 과감한 결단력이 업계의 주목을 받곤 했다. 2000년대 초반 미국에 완성차공장을 건설하겠다고 결정했을 당시만 해도 안팎에서는 반대여론이 컸다. 80년대 캐나다 현지에 공장을 설립했다 철수한 전력이 있던 만큼 막대한 자금수요를 충당할 수 있겠냐는 우려였다.

정 회장은 그러나 환리스크나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대 수요처인 미국에 공장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고, 11억달러를 투자해 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세웠다. 10년 전 40만대 수준이었던 현대차 현지 판매량은 지난해 70만대, 점유율도 2.5%에서 4.6%로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공장의 성공 이후 체코나 러시아, 브라질 등에 잇따라 공장을 설립하며 글로벌 생산네트워크를 갖추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다른 그룹들이 신중한 행보를 보이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공격적인 행보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과거처럼 정 회장의 승부수가 적중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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