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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총학, '성소수자 차별금지' 회칙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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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BT 게시물 훼손·혐오 발언 등 원인…"공론화 부족" 지적도

▲지난 4월18일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4·19혁명 전일 '4·18 의거'를 기념하기 위해 마라톤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18일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4·19혁명 전일 '4·18 의거'를 기념하기 위해 마라톤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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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고려대학교 총학생회가 '성소수자 차별금지'를 회칙에 명문화했다.

22일 고려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고려대 총학생회는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열고 성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회칙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회원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한 기존 총학생회칙 5조는 '이 회의 회원은 성별, 인종, 사상, 종교, 장애 등에 의해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되어 있었지만, 개정안에서는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대한 차별금지로 확대된 것이다.

이 같은 회칙개정은 올해 고려대 안에서 벌어진 일련의 동성애 혐오 사건이 발단이 됐다. 성소수자 동아리 '사람과 사람'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는 연초부터 동성애자 학생모임이 내건 현수막이 훼손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상반기에는 한 시간강사가 '동성결혼을 허용하면 수간(獸奸)도 허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 는 등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학기 내내 해 논란이 커졌다. 이 때문에 사람과사람에서는 학내 성소수자를 차별ㆍ모욕하는 행위에 대해 모니터링 사업까지 벌인 바 있다.

총학생회 측은 이번 회칙 개정과 관련해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이 차별금지 예시에 포함된 것은 이 내용이 명백한 차별사항임을 총학생회가 인정한 것"이라며 "학내에서 성소수자 차별이 근절되고 성평등적인 문화가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학내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학생 심보람(24ㆍ한국사학과)씨는 "평소 성정체성으로 사람이 차별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회칙까지는 생각이 닿지 못했다"며 "앞으로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차별 당하거나 공격당하는 사례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예지(23ㆍ여)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학생회장(중앙운영위원)은 "성적 지향,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를 명문화 한 것은 학내는 물론 우리 사회에 큰 의미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성적 지향ㆍ성정체성에 따른 차별 금지 문제가 당위에 그치고 실질적인 공론의 장으로 나오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고 평했다.

한편 성소수자 동아리 사람과 사람, 여학생위원회 등 학내 단체들은 이번 회칙개정과 관련해 학내 양성평등센터를 '성평등센터'로 개칭하는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고려대 여성주의 교지편집위원회 '석순(石筍)'은 "양성평등센터의 개칭은 해당 단위의 출발ㆍ목적지를 다시 규정하는 출발점"이라며 "앞으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을 넘어 학내 구성원 모두가 같은 눈높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형평성(Equity)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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