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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하, 나의 사랑 나의 트로트…"나이들어도 음악할 거예요"(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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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기하/지앤지프로덕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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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용준 기자]가수 김기하. 마흔을 넘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의 패션은 세련됐다. 가죽 재킷을 입고 검은 모자를 쓴 그의 모습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처럼 보였다. 목소리는 걸걸했다. 트로트 가수의 목소리 치고는 꽤 허스키했다. 가죽 재킷을 입은 중년의 남성이 허스키 보이스로 트로트를 부른다? 겉보기만으로는 종잡을 수가 없었다.

15일 충무로에서 인터뷰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매력이 드러났다. 호탕하고 솔직담백한 모습에 문득 그의 노래가 궁금해졌다. 그의 노래를 들어봤다. 절절했다. 호소력이 짙었다. 록처럼 거칠지만 트로트의 정수인 '한'의 정서가 담겨 있었다. 얼핏 들어보면 재즈의 리듬도 숨어 있는 듯 했다.
◆가수 김기하, '보길도'로 13년만에 컴백
노래 '나만의 방식'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가 4집 정규앨범 '보길도'를 들고 13년 만에 컴백했다. 이번 앨범은 대한민국 최고의 작곡가 및 프로듀서로 손꼽히는 김기표와 손잡고 만들었다.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보길도는 전라남도 섬 이름이에요. 김기표 대표와 함께 보길도로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근데 그 섬이 잊히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더라구요. 그 자리에서 보길도에 대한 곡을 쓰겠다고 결정했어요. 타이틀 곡 '보길도'는 이번 앨범에서 가장 가요답고 트로트다운 곡이에요"

이번 앨범은 높은 완성도를 위해 준비 기간만 무려 3년이 걸렸다. 그만큼 이번 앨범은 그의 음악인생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이번 앨범에는 '종로에서 명동까지' '에덴의 저편' '마술 같은 사랑' '황홀한 고독' 등의 다양한 곡들이 수록됐다. 트로트부터 록, 블루스까지 여러 장르를 담았다.
▲가수 김기하/지앤지프로덕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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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동안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절대 게을리 하지 않았어요. 노래 연습을 매일 했습니다. 내일은 목소리가 잘 나올 거라는 보장이 없잖아요. 실력에 기복이 없도록 하루도 빠짐없이 노래 연습을 했습니다."

프로다운 그의 모습에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특히 3개월 동안 랩과 알앤비를 배우는 등 다른 음악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김기하는 타고난 가수였다.

◆로커, 트로트에 반하다
"왜 하필 트로트를 선택했나요?"
트로트 가수에게 왜 트로트를 선택했냐는 질문은 자칫 엉뚱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 질문을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본래 록을 하는 로커였다. 그런데 그런 그가 언제부턴가 트로트를 가지고 팬들 앞에 섰다.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이를 먹다보니 트로트에 눈이 갔어요. (웃음) 트로트는 한국적인 멜로디를 담은 곡이잖아요. 그래서 평소에도 매우 좋아합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록을 좋아했다. 그룹 무궁화 결성 후 보컬로 참여하게 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여러 정규 앨범을 내고 방송사에서 차트 순위권에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그 후 음악을 10년 가까이 쉬다가, 최근 다시 음악계로 돌아왔다.

▲가수 김기하 / 지앤지프로덕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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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트로트에 깊은 조예가 있다. 특히 트로트가 경시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다. 젊은 층이 트로트를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우려도 표시했다.

"요즘 세대에겐 트로트는 그다지 인기가 없어요. 그래서 경시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트로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서를 담은 음악이니까 소중히 생각해야 돼요. 가령 일본의 엔카와 미국의 컨트리는 자국에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죠. 반면 우리나라에서 트로트는 그만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우 안타깝습니다."

김기하에게 있어서 트로트는 경시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새롭게 발전해야할 존재다. 기존의 벽을 넘고 '업그레이드 된 트로트'를 새로 보여주고자 한다.

◆김기하의 개성, 새로운 트로트 탄생
그는 어떻게 하면 트로트를 새롭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심도 있게 고민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아직도 로커의 분위기가 배어 있다. 그런 상태에서 트로트를 하다 보니 새로운 스타일의 트로트가 나왔다. 록을 기반으로 한 트로트가 자연스럽게 목에서 흘러나왔다.

"저는 팬들에게 '아 트로트에 이런 새로운 면도 있구나'하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은 트로트를 그리 좋아하지 않잖아요. 트로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쓸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트로트는 대중적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쉽게 부를 수 있다. 최근에도 젊은 트로트 가수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젊은 층들에게 더 가까이가려는 모습이다. 김기하는 이러한 현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를 보인다.

▲가수 김기하 / 지앤지프로덕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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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는 하루아침에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따라 부르기는 쉽더라도 가슴으로 혼을 담아서 부르긴 매우 어렵죠. 그만큼 깊은 내공이 필요한 음악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트로트를 좋아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쉽게 부를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는 트로트가 재즈만큼이나 어려운 음악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트로트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가 얼마나 트로트를 사랑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돈보다 중요한 음악의 열정
김기하는 자신을 위해 음악을 한다. 명예를 위해, 돈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에게 있어서 음악은 '운명'이다.

"돈보다 중요한 건, 제가 하는 일에 만족하며 사는 거예요. 전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음악이 정말 좋습니다. 제 능력이 허락되면 재능기부도 하고 싶어요. 나중에 나이가 70을 넘어도 음악을 계속 할 거예요. 그때는 팝재즈에 도전해보고 싶어요.(웃음)"

전설의 록 그룹 '롤링 스톤즈'처럼 살고 싶다는 가수 김기하. 음악에 살고 음악에 죽는 그의 행보가 앞으로 기대된다.




장용준 기자 zelr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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