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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닷선 부활 프로젝트 급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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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500만원대 車 인도서 외면, 印泥 목표도 낙관 못해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지난해 7월 닛산자동차가 닷선 브랜드를 부활시키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저렴한 닷선 자동차가 인도 타타자동차 나노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들렸다. 나노는 대당 2500달러라는 초저가에 초점을 맞춰 설계ㆍ제작한 나머지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얻었고 반짝 인기를 끝으로 관심에서 멀어졌다.

닛산은 이 말에 코웃음을 쳤다. "이건 나노가 아니다." 닛산에서 닷선을 이끄는 최고 운영책임자(COO)인 트레버 만이 당시 인도에 들러 이렇게 말했다.
◆쾌속 출발 후 정체= 닛산은 올해 3월 인도에서 '닷선 고' 모델을 시판했다. 부활한 닷선 브랜드는 처음 출발한 인도에서 잘 달렸다. 닛산그룹 인디아가 4월 판매한 자동차 5301대 중 절반 이상인 2691대가 닷선 고였다. 닷선 고는 출시되자마자 인도에서 닛산의 주력 모델이 된 것이다. 닷선 고는 배기량 1200㏄인 5도어 해치백 모델로 30만루피(약520만원)부터 시작되는 가격대에 판매된다. 만 COO의 반박이 입증되는 듯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닷선 브랜드 자동차의 성적표는 그리 좋지 않다며 인도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의 판매 실적을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에서 닷선 고 판매는 5~8월 4개월 중 3개월 감소했다. 지난 7월 판매 대수는 불과 607대에 그치며 나노에도 미치지 못했다. 타타는 나노를 업그레이드한 나노트위스트를 24만루피부터 판매한다.

블룸버그는 닛산이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목표를 달성하려면 판매에 속도가 붙어야 한다고 전했다. 서구의 경제제재로 타격을 받은 러시아는 자동차 시장 자체가 10년 중 최대 폭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노와 동급으로 취급돼= 시장 전문가들은 나노가 실패한 요인이 닷선에도 작용했다고 본다. 인도에서 신차 구매자의 상당수는 신분을 의식하기 때문에 저렴하지 않은 승용차를 몬다고 비쳐지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인도 소비자들은 해치백보다 세단형 승용차를 선호한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런 수요에 맞춰 개발한 이른바 콤팩트 세단을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콤팩트 세단은 8000달러 선에서부터 판매된다. 닷선 고는 외양과 가격대 모두 콤팩트 세단과 차이가 크다.

이와 관련해 만 COO는 지난 9월 말 인터뷰에서 "닷선 브랜드는 계획대로 출시되고 있다"며 "실적을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는 "갓난아기가 기어다닐 때는 일어났다 넘어졌다를 반복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닛산의 목표는 이번 회계연도에 닷선 브랜드를 4만대 판매하는 것이다. 닛산은 지난 5월 인도네시아에 미니밴인 '닷선 고 플러스'를 내놓았다. 닷선 고 해치백에 대한 주문은 지난 9월 중순에 받기 시작했다.

닷선 브랜드 담당 부사장 빈센트 코비는 "(이 나라에서 1만달러 전후의 차를 구매하는 사람은 근본적이고 삶을 바꾸는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친숙한 브랜드에서 신규 브랜드로 단번에 바꾸기를 바랄 순 없다"고 말했다.

닛산은 러시아에서는 '닷선 온두' 모델을 판매할 예정이다. 닛산은 이 모델을 르노닛산이 지분을 보유한 러시아 아브토바즈의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닷선 온두는 경유차고 엔진 배기량이 1600㏄다.

◆곤 회장 세계경영 전략 흔들= 닷선의 고전은 신흥시장에서도 저가만 앞세워서는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는 교훈을 일깨워준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닷선을 성공시키지 못할 경우 카를로스 곤 닛산 최고경영자(CEO)의 공약도 실행이 어려워진다. 곤 르노닛산 회장은 닛산의 세계시장점유율을 2017년 3월까지 8%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닷선 브랜드 승용차는 마진은 작지만 닛산의 신흥시장 전략의 핵심이다. 닷선 판매를 판매 대수의 3분의 1에서 절반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닛산의 목표다. 닛산은 인도에서 2016년까지 시장점유율을 지금의 5배인 10%로 높이고 이 가운데 절반을 닷선으로 채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닷선 브랜드는 닛산의 전신인 DAT에서 나온 이름이다. DAT는 1931년 배기량 495㏄인 경차를 닷손(Datson)으로 명명했다. DAT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이후 son이 손(損)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에 따라 sun으로 바꿨다.

닛산은 도요타와 혼다처럼 회사 이름을 더 알려야 한다는 전략에 따라 1981년에 닷선 브랜드를 닛산으로 바꾸기로 했다. 닛산은 1982년부터 닷선 브랜드를 단계적으로 닛산으로 교체했다. 닷선 브랜드는 1986년 폐기됐다.

닛산의 닷선 부활 프로젝트는 실패할 것인가? "나는 실패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LMC 오토모티브의 방콕 주재 암마르 매스터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LMC 오토모티브는 미국 시장조사업체다. 그는 인도에서 축제가 개최되는 9월부터 11월까지 기간에 자동차 판매가 증가한다며 이 기간이 닛산이 판매를 호전시킬 기회라고 말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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