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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줄은 뻥 뚫렸는데…돈 왜 돌지 않고 고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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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풀고 금리까지 내렸는데…왜 시중엔 돈이 없나

돈 풀어도, 돌지 않는 이유보니
고령화·低성장으로 투자·소비 위축, 통화유통속도·통화승수 낮아져
전문가 "재정·통화정책 한계, 산업규제완화정책으로 가야"


최근 6년간 통화승수 추이(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최근 6년간 통화승수 추이(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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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경제주체들이 돈을 풀기보다 품에 껴안고 있는 이유를 놓고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고령화와 저성장으로 인해 통화유통속도는 구조적으로 느려질 수밖에 없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경기불확실성에 따라 5만원권이 뭉치로 장롱이나 개인금고에 쌓이고 금(金) 등 비순환 투자처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정·통화정책과 더불어 적극적인 규제완화를 통해 경제활력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2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통화유통속도(평잔·계절조정계열 기준)는 0.74를 기록 1분기 0.76보다 0.02 낮아졌다. 8월 통화승수도 18.7배로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2001년 12월 이후 가장 낮다. 한국은행이 1원의 자본을 공급했을 때 신용창출이 18.7원에 그쳤다. 통화승수는 2009년만 해도 24.4배에 달했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부사장은 "고령화와 공급과잉의 문제로 금리를 인하해도 투자가 늘지 않고 통화승수도 정체되는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다"면서 "돈을 아무리 풀어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비정상적인 경제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도 "투자와 소비가 부진하면서 돈이 풀려도 빨리 돈이 돌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경기주체들의 심리 위축과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자금 은닉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5만원권의 환수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도 통화승수를 떨어뜨리고 있는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3분기 5만원권의 환수율은 19.9%에 불과하다. 한국은행 금고에서 빠져나와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이 1000장이라면 한은에 돌아온 5만원권은 약 199장에 불과한 셈이다. 연도별 환수율은 5만원권 발행 첫해인 2009년 7.3%에서 2012년에는 61.7% 까지 상승하다가 지난해 48.6%로 뚝 떨어진 후 바닥을 기고 있다.
자금순환 부진은 글로벌시장에서도 드러난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 투자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7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값은 온스당 1239달러(약 131만원)로 거래를 마쳤다. 1주만에 1.4% 뛴 것이다. 금 가격은 전주에도 2.4% 올라 지난 6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통화정책의 효과를 놓고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다.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통화유통속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이상 아베노믹스식의 1번(통화완화), 2번(재정확대) 화살이 경제성장에 근본대책이 되긴 어렵고 세부적인 산업 규제 완화정책으로 가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본원통화가 은행으로 넘어가도 대출이 안 되고 받아간 돈이 장롱 속에 꽁꽁 숨겨지는 현상은 경제학에선 '화폐의 퇴장(hoarding of money)'이라고 보는데 이 때문에 금리정책이 실효성이 없다고 보는 것은 19세기의 화폐수량적 사고로 낡은 시각"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그보다는 금리를 내림으로써 빌려주고 빌리는 대차거래 시 부채의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분명히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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