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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스트로 '정명훈', 아시아의 자존심 '당 타이 손'…그들 각자의 피아노

최종수정 2014.10.10 11:00 기사입력 2014.10.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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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40년만에 지휘자서 피아노로 리사이틀…4년만에 한국 찾는 당타이손, 쇼팽 슈만곡 등 소나타 향연

정명훈 (사진 : 안웅철)

정명훈 (사진 : 안웅철)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우리에겐 지휘자로 더 잘 알려진 마에스트로 정명훈(61)은 사실 피아니스트다. 다섯 살 때 피아노를 시작해 일곱 살 때 "세상에서 초콜릿과 피아노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스물한 살이던 1974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알렸다. 대회를 마치고 고국에 돌아오자 김포공항에서 서울시청까지 카퍼레이드가 준비돼있었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후 지휘로 학업 방향을 틀면서 피아노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당 타이 손(56)은 베트남 하노이 음악원 피아노과 교수였던 어머니 덕분에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쳤다. 그가 일곱 살이 되던 해 베트남 전쟁이 일어났다. 가족들과 함께 하노이를 떠나 먼 시골 마을로 피난갔다. 미군의 폭격을 피해가며 그 곳에서 어렵사리 구한 피아노를 매일 20분씩 연습했다는 일화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전쟁이 끝난 후, 그의 재능을 알아본 피아니스트 아이작 카츠는 당 타이 손을 러시아로 데리고 가 음악 교육을 시켰다. 1980년 그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해 세계 음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세계적인 지휘자로, 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다른 행보를 보였던 두 피아니스트가 이달 각기 다른 무대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정명훈은 꼭 40년 만에 피아노 리사이틀 전국투어를 가진다. 지난해 12월 독일 음반사 ECM을 통해 첫 피아노 앨범을 발표한 이후 1년 만에 성사된 무대다. "예순이 되면 일로서의 음악을 그만두고 진짜 음악을 하고 싶었다. 내게 피아노는 진짜 음악이다"라는 고백처럼, 정명훈의 피아노에 대한 애착을 느낄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매번 내한공연 때마다 인상적인 연주를 선보였던 당 타이 손은 4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최근 쓰나미 피해를 입었던 일본 후쿠시마를 방문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던 그가 이번 무대에서 국내 관객들에게는 어떠한 감동을 줄 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당 타이 손

당 타이 손


◆ 40년 만에 다시 피아노로...'정명훈'= 정명훈의 피아노 리사이틀은 12일 대구 시민회관을 시작으로 12월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015년 1월10일 고양 아람누리, 1월12일 대전 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진다. 이 중 서울 공연의 개런티 전액은 2008년 설립한 비영리재단 (사)미라클오브뮤직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그의 피아노 연주는 몇 안 되는 실내악 무대에서만 볼 수 있었다. 지난해 둘째 아들이 독일 음반사 ECM에 프로듀서로 입문하면서 첫 피아노 앨범 '정명훈, 피아노'를 내게 됐고, 이번 리사이틀도 그 일환이다. 자신의 피아노인 뵈젠도르퍼의 그랜드 피아노도 직접 갖고 와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이 피아노는 세계 3대 피아노이자, 오스트리아의 명기로 불린다.

리사이틀 전반부는 드뷔시의 '달빛', 쇼팽의 야상곡 D플랫장조, 슈만의 아라베스크, 슈베르트 즉흥곡, 모차르트의 '작은별' 변주곡들로 꾸미고, 후반부는 브람스의 피아노 소품집과 쇼팽의 발라드를 연주할 예정이다. 손주 사랑이 각별한 그가 "아이들에게 자기 전에 들려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으로 고른 곡들이다. 이중 드뷔시의 '달빛'은 "이름이 루아(달)인 둘째 손녀를 위한 선물"이며,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만약 음악이 영혼의 언어라면, 이 곡이 가장 아름다운 예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말과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아시아의 자존심' 당 타이 손= 당 타이 손은 현존하는 피아니스트 가운데 가장 쇼팽다운 연주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연주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반면, 메트로놈처럼 정확하고 규칙적인 성격도 지니고 있다. 1980년 쇼팽 콩쿠르 당시에는 "동양 사람도 쇼팽을 아름답게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음악의 본고장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는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며,일본 동경 국립 음대에서도 객원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오는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에서는 쇼팽이 아닌 프로코피예프, 슈만, 라벨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또 23일에는 예술의전당에서 KBS교향악단과 협연무대도 펼친다. 이 무대에서는 '모차르트의 계승자', '19세기의 모차르트'로 불리는 멘델스존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g단조, 작품 25'를 요엘 레비 KBS교향악단의 지휘로 연주할 예정이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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