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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대포통장'과의 전쟁 선포

최종수정 2014.09.22 11:21 기사입력 2014.09.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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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

금감원이 발표한 대포통장 피해구제 접수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대포통장 피해 건수는 무려 2만1464건에 달한다. 이 수치는 2012년 2만16건에 비해 7.2% 증가한 것이다. 올 상반기도 1만1082건이 접수됐으니 해마다 피해 건수가 늘고 있다. 피해 건수가 늘면서 피해액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1165억원이던 피해액은 지난해 1382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17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대포통장은 통장 개설자와 실제 사용자가 다른 비정상적인 통장으로 특별법(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환급에 관한 특별법)에서 정한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이용된 통장을 말한다. 통장 명의자와 실제 사용자가 다르기 때문에 금융경로의 추적이 어려워 사기 범죄에 사용되고 있고, 이로 인해 국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대포통장은 보이스 피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보이스 피싱이 금융사기 행각의 출발이라면 대포통장은 돈을 가로채는 마지막이다. 2000년대 초 대만에서 시작된 보이스 피싱은 이후 한국, 일본, 홍콩으로 확산됐다. 초기에는 어눌한 말투로 단순한 전화사기였지만, 최근에는 유창한 말솜씨로 사회적 이슈를 적극 악용하는 등 수법이 진화되고 있다. 사회적 지위, 직업, 경제력에 관계없이 모두가 피해자가 될 정도로 교묘하고 지능화됐다.

사기 수법이 진화하면서 대포통장으로 악용되는 금융기관도 다양화됐다. 몇 년 전만 해도 대부분 은행권에서 대포통장이 악용됐지만, 최근에는 NH농협이나 우체국, 증권사 등 여러 금융기관으로 옮겨 다니며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대포통장으로 악용되는 금융기관이 많아지면서 피해 건수와 피해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우체국에서는 '대포통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각종 금융범죄의 수단인 대포통장을 근절하기 위해 적극 나선다. 먼저 대포통장 사전 방지를 위해 우체국에서 통장개설 절차를 강화한다. 계좌개설 목적이 불명확한 경우나 의심거래자 유형(10개 유형 90개 항목ㆍ금감원)에 대해서는 통장개설이 금지된다.
또 새로 개설되는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악용되는 것을 최대한 봉쇄한다. 고객이나 휴면고객의 요구불계좌 개설 요구 시 원칙적으로 통장개설만을 허용하고, 현금ㆍ체크카드는 신청일로부터 15일 이후에 발급한다. 통장이 개설된 경우에도 의심계좌에 대한 등록기준을 강화하고 모니터링 기법을 고도화해 의심거래가 발생하면 즉시 통장을 지급 정지한다.

올해 우체국에서 개설돼 대포통장으로 악용된 계좌의 98.9%는 '신규 또는 휴면고객'이며, 99.7%는 현금ㆍ체크카드를 동시에 발급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악용된 계좌의 90%는 통장개설 후 15일 이내(3일 이내 61.1%ㆍ30일 이내 93%)에 대포통장으로 사용됐다.

따라서 통장 개설 절차를 엄격히하고, 의심 거래에 대한 지급정지와 지속적인 모니터링 활동 강화는 대포통장을 근절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전국 우체국에서는 앞으로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을 대포통장 근절의 날로 정해 대포통장의 피해를 널리 알리고, 금감원과 금융기관과의 정보도 공유할 방침이다.

대포통장으로 인한 피해자는 우리의 부모나 가족, 이웃이다. 경제상황으로 신용이 하락돼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돈의 유혹에 빠져 통장을 양도하는 것은 사실상 범죄와 다름없다. 대포통장이 근절되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잠재적인 피해자이거나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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