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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일관계에서 얻어야 할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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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종 인하대 교수

모세종 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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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역사인식을 운운한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 배운 것이 약소국으로서 당한 굴욕을 되새기는 일뿐이어서는 제대로 된 인식이라 할 수 없다. 그저 가해자에 대한 원망과 비판으로 역사의 반복을 막고 역사의 아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현재의 우리로 충분한지 묻고 싶다.

지금의 일본은 사과는커녕 반성도 하지 않겠다는 태도이다. 그런 일본과의 정치ㆍ외교적 관계를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일본의 현 집권세력이 과거를 부정하며 비상식적 행동을 보인다 해서 일본 국민들의 의식마저 그런 것은 아니다. 정치가의 생명이 그리 길지 않은 점이 그나마 다행으로, 일본 국민들 스스로가 일본의 정치를 정화시킬 때까지, 우리는 조용히 인내하는 태도를 견지하며 여타의 교류를 이어가면 될 것이다.
변화된 국제관계 속에서 많은 국민이 생각하는 한일관계는 분명 예전과 같지 않다. 미국의 태도도 일변해 주변국이 원치 않는 일본의 변화를 지지하는 형국이다. 일본의 변화로 인한 한일 간의 갈등은 별 중요한 고려사항이 아닌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한ㆍ미ㆍ일이 공조해 국제문제를 함께 풀어 나간다는 것은 적어도 국민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오히려 우리가 손을 잡아야 하는 국가를 재편해야 할 시기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외세의 도움으로 나라를 지탱하고 있는 약소국의 처지를 극복해 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게 당한 침탈의 역사를 분개하면서도, 그들에게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는 일 외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력신장만이 한국의 나아갈 길이다. 역시 남북통일이 선결과제일 수밖에 없다. 자극적 표현이지만 통일이 대박이라 했다. 남북대결이야말로 한국의 주권을 가장 약화시키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중국, 미국 등과의 국제관계를 생각한다면 통일만이 한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통일된 한국을 대하는 주변국의 태도가 지금 같을 수는 없다. 북한이 어떤 정권이라 해도 통일을 위해서는 예수의 고행처럼 어떤 가시밭길이라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남 일인 듯 먼 산 쳐다보며 주변국과의 관계 속에서만 북한 문제를 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남북은 통일될 한 나라인 만큼 남북문제의 해결에 주변국과의 공조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형제에게는 남과는 다른 태도를 취해야 한다. 의심하고 지적만 하면서 형제간의 문제를 풀 수는 없다. 그냥 부딪혀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 한다. 대화하지 않고 접점을 찾을 수는 없다. 한일 간의 민간교류가 잘 유지되는 것처럼 남북 간 또한 비정치적 분야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역할을 해야 할 통일부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으니, 부를 폐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즉각 부 본연의 임무에 복귀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통일부는 대내외의 모든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통일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목숨 걸고 일해야만 한다. 통일이야말로 최고의 국력신장으로 한국이 국제관계에서 진정한 주권을 찾을 수 있는 첫걸음임을 명심하고, 정치권도 통일을 정쟁의 도구가 아닌 상생의 도구로 삼아 국민의 소원을 이뤄내야 할 것이다.



모세종 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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