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ㆍ여당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쌀 산업 보호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관세율을 513%로 하면 시장을 개방했을 때 미국과 중국에서 수입될 중ㆍ단립종 쌀 가격은 80㎏당 39만~52만원 선이 된다. 현재 국내산 쌀 가격은 16~18만원 수준이다. 이 정도라면 쌀 시장을 개방해도 국내 쌀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 쌀 주권을 지킬 수 있다는 얘기다.
WTO의 승인을 받는 일 또한 쉽지 않은 과제다. 미국 등 일부 쌀 수출국들은 200% 수준의 관세율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원하는 수준으로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추진 중이거나 앞으로 추진 예정인 자유무역협정(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넘어야 할 벽이다. 시장 개방 이후 협정을 맺을 때 쌀 관세율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쌀 주권을 지키기 위해 FTA나 TPP에서 쌀 관세율을 절대 건드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농민들은 강대국들의 관세 감축과 철폐 요구를 거부할 수 없어 결국엔 전면 개방할 것으로 우려한다. 농민의 불안을 잠재울 답을 내놔야 한다. 농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농가를 보호하고 쌀 경쟁력을 높일 후속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최고 관세율의 확보와 농민 설득, 쌀 시장 개방 앞에 놓인 넘어야 할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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