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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여름 옷' 유행 일으킨 인견(人絹)

최종수정 2014.09.05 10:15 기사입력 2014.09.0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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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인견이 올여름 더위와 함께했다. 스타일이 아닌 특정 섬유소재가 이처럼 폭넓게 사랑을 받았다는 것은 흔한 현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올여름, 소박한 인견이 많은 사람들을 시원하고 쾌적하게 해줬다.

인견은 인조견의 준말이다. 인간이 만든 비단이라는 데서 비롯된 명칭이다. 1884년 프랑스인 샤르도네(Chardonnet)가, 누에가 만들어내는 실크에 착안해 발명한 것이다.


초기에는 강도가 약해 주로 리본 같은 특수 목적에만 사용됐다. 이어 1891년 독일인 프레머리(Fremery)와 우르반(Urban)이 동암모니아 인견(벰베르크ㆍ질은 좋으나 비쌈)을, 영국의 크로스(Cross CF)와 베반(Bevan EJ)이 비스코스 인견을 개발했다. 영어로는 레이온(rayon)이라 한다. 이 명칭은 인견사가 태양광선(rays of the sun)처럼 반짝거린다는 데서 비롯됐다.

혹자는 인견이 자연섬유라 하지만, 인조섬유이며 재생섬유에 속한다. 개발 초 샤르도네는 누에가 먹는 뽕나무를 원료로 했다고 전해진다. 오늘날에는 낙엽송 외에 여러 목재 펄프와 목화에서 솜을 분리하고 남은 씨앗에 붙어있는 잔털(린터ㆍ길이가 짧은 면섬유)을 원료로 한다.

인견도 면섬유처럼 셀룰로오스가 기본 단량체이지만 면섬유와 달리 그 길이가 너무 짧아서 실로 쓸 수 없다. 때문에 수산화나트륨과 이황화탄소 같은 것들로 용해하고 숙성시킨 후 좁은 구멍을 통해 실로 뽑아낸다. 즉 셀룰로오스를 실로 뽑기 위해 다른 화합물로 만들었다가 다시 셀룰로오스로 환원되기 때문에 재생섬유라고 한다.
인조섬유지만, 천연소재로 만들고 천연소재의 특성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천연소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풍기 인견이라 해 올여름 유행을 주도한 인견은 비스코스 레이온이다. 인견의 광택은 실크의 우아한 광택과 확연히 다르다. 강도도 약하다. 특히 물속에서는 50% 이상 강도가 떨어진다. 이런 단점들 때문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감이나 이불 같은 침구류에 주로 이용돼 왔다.

그러나 여러 종류의 레이온이 개발되고 염색ㆍ가공 기술이 좋아지는 등 인견의 단점이 보강되면서 스커트, 블라우스, 바지 같은 다양한 여성들의 옷까지 생산됐다.

인견은 면보다 흡수성이 우수하고 촉감이 차며 함기성(含氣性)이 낮아서 여름에 시원하게 입을 수 있다. 값이 싸다는 장점까지 인견 옷의 소비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풍기 인견이란 풍기에서 생산되는 비스코스 레이온을 말한다. 풍기가 인견의 국내 최대 생산지이고, 활발한 마케팅에 힘입어 인견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것 같다. 풍기에서 인견생산이 시작된 것은 1948년이었다. 1950년의 6ㆍ25 후, 북한에서 직물공장을 경영했던 피난민들이 대거 이곳에 정착하면서 풍기의 직물산업이 활기를 띠게 됐다.

올여름 인견의 유행은 세계적 디자이너나 대중의 스타들로부터 화려하게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서민들이 입기 시작해 상류계층에까지 확대된 조촐하면서도 실속 있는 유행이었다.

이제 찬바람이 불면서 풍기인견이 계절상품이라는 한계를 넘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브래지어를 비롯한 속옷 시장의 확대, 더 나아가 더운 나라들을 향한 더없이 좋은 수출품으로의 가능성을 실현해야 할 것 같다. 세계시장 개척에 정부차원의 도움이 뒷받침돼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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