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통일 해법, "서울-평양 메가시티 전략으로 풀어라"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민경태 저술 '서울 평양 메가시티'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1989년 분단국가 독일의 통일은 역사상 가장 피를 적게 흘린, 평화롭고 아름다운 혁명이다. 독일 통일은 동유럽의 자유화,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로 이어지며 지구촌 냉전체제를 종식시키는 역할을 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구촌 사회를 가장 광범위하게 재편시킨 일대 사건 중 하나다. 따라서 독일 통일이 평화로운 혁명의 시작점이라면 한반도 통일은 바로 그 끝단이다.

올해 초 '통일대박'이 운위되면서 수많은 지식인들이 '통일'을 부르짖고 있다. 관련한 연구와 자료도 봇물처럼 쏟아진다. 여기저기 통일 분위기에 편승, 각종 논쟁도 뜨겁다. 그러나 요란스러운 만큼 그 내실은 부실한 부분이 많다. 지난 6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은 남북의 건축과 도시계획을 주제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이는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에 견줄 만큼 한국건축계의 쾌거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여기에 제출된 각종 전시물들은 외국인들이 소장한 자료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한국 건축계가 내놓은 나머지들도 현 실태를 완전히 반영하기 어려운 것들로 많았다. 당시 베니스 비엔날레 커미셔너 측은 북한과 처음으로 접촉, 공동 전시를 기획했으나 불발됐다. 이는 여전히 남과 북의 단절 상태를 시사해 주는 대목으로 통일로 가는 길이 얼마나 지난한 지를 대변해 준다. 건축 분야만이 아니다. 여러 분야에서 아직도 70, 80년대 상태에서 크게 진전시키지 못 하고 있다. 통일 방식도 정치적 입장에 따라 제각각이다.

여러 설문조사들 중에는 통일이 되지 않고 이대로 고착되길 희망한다는 의견도 태반이다. 정세적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등 열강들의 셈법도 다르다. 심지어는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을 반대할 세력으로 내비치는 국가도 있다. 남북이 하나돼 연해주와 북만주를 경제적으로 통합하고, 나아가 유라시아를 건너 유럽으로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된다면 '대박'이 분명하다. 유사 이전부터 인류 문명이 이동해온 '초원길'을 따라 물류·에너지·식량·자원의 유통로와 유통기지를 확보할 경우 우리 생존 자립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이에 통일을 위한 방안으로 '선 경제, 후 정치'를 제안한 민경태 박사의 저술 '서울 평양 메가시티'가 눈길을 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반도 메가수도권 전략이라는 거대한 구상을 통해 한국경제의 생존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일종의 국토전략 및 도시계획 방법을 통일의 기폭제로 삼을 수 있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저자는 "남북한 분단으로 인해 이득을 취하고 있는 거대 세력이 버티고 있는 한, 한반도의 통일은 결코 쉽지 않다"며 "우리가 미처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북한 정권이 갑자기 붕괴될 경우, 통일의 주도권을 우리가 갖지 못하게 되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며. 이는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에 다름없다"고 우려한다. 따라서 "지금 가능한 일부터 착실히 진행해 조금씩, 꾸준히 경제적인 협력과 지원을 통해 북한을 개선시켜 나가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저자의 '서울-평양 메가시티 전략'이라는 청사진은 다소 허황될 정도로 획기적이다. 이미 저자는 학계에 2013년 '서울 -평양 네트워크 경제권' 구상을 제출해 관심을 끈 바 있다. 북한학 전공자로 미래 사회 변화와 기술 발전에 따른 남북한 경제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연구해온 심혈과 정성, 도전적인 의제 등은 쉽게 무시하기 어렵다.

메가시티 전략에 따르면 저자는 우선 한반도 전체를 아우르는 6대경제권 수립을 제안하고 있다. 한반도 6대경제권은 ▲ 북서부권-신의주, 삭주, 강계, 만포, 정주/경제특구 중심, 중국과 협력 ▲ 북동부권-나선, 청진, 김책, 온성, 백두산/경제특구 중심, 러시아와 협력 ▲ 중동부권 - 원산, 함흥, 금강산, 속초, 강릉/메가수도권 연계, 일본과 협력 ▲ 메가수도권-서울, 인천, 평양, 남포, 개성, 해주/남북한 분업 및 경제 협력의 중심 ▲ 남서부권- 목포, 광주, 군산, 전주, 대전/항구도시 중심, 중국과 협력 ▲ 남동부권 -부산, 울산, 대구, 포항, 마산/항구도시 중심, 일본과 협력 등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경제협력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메가수도권을 개편하고 남북한 경제 협력의 모델을 새롭게 제시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이같은 'K'형 발전 축을 중심으로 남북한 경제 네트워크를 구축, 새로운 분업 구조를 이룰 경우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저자는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남북한 경제협력은 지속돼야 하고 천천히 개선을 이루어 나가면 통일이 됐을 때 남한의 통일 비용을 줄여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몇가지 전제될 부분도 지적하고 있다.

바로 남북한 통일의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한반도를 둘러싼 세력들의 동의와 협조를 얻는 문제다. 저자는 "통일이 우리만의 잔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다자가 참여하는 국제 컨소시엄의 구성을 통한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이익 분배가 담보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제까지 남북 분단을 통해 이득을 취했던 이들에게, 통일의 이득이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사실을 납득시켜야 한다"고 덧붙여다. 한반도의 통일경제는 거대한 이익 공유 시스템이 되어야 하며,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플랜을 세우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의 과제다. 따라서 이 책은 통일된 미래를 위한 비즈니스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읽어봄직하다. <민경태 지음/미래의 창 출간/값 1만5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