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금감원장은 최근 제재심 결정안을 보고받고 그 내용이 현행 감독기준과 양형기준에 어긋난 점이 없는지 내·외부 법률전문가를 통해 꼼꼼히 따져볼 것을 주문했다.
현재 법률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부분은 국민은행 주전산기기를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체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지주사의 부당개입과 은행 이사회의 보고서 위조 부분에 대한 제재심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지난 5월 KB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긴급 검사에서 지주사 전산담당자들이 은행의 전산시스템 변경에 깊숙이 개입해 IBM 대신 유닉스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주도했음을 확인했다. 또 이들은 지난 4월 은행 이사회에 올린 보고서에서 성능테스트(BMT) 과정에서 드러난 유닉스의 잠재적 위험요인을 고의로 누락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최 금감원장이 제재심 결과에 대한 법률검토마저 지시하면서 KB금융에 대한 징계 확정은 일러야 이번 주 주말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이뤄진 제재심 결과를 두고 최 금감원장이 장고를 거듭하면서 금감원 안팎에선 KB금융에 대한 양형 수준이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도 무성하다.
제재심은 법적 지위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여서 금감원장이 제재심 결과를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제재심의 결정내용을 원장이 번복한 사례가 없고 이번 사안의 경우 징계수위를 바꿨다가는 KB측의 반발과 소송사태 등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돼 최 금감원장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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