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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해군력 증강 경쟁-⑭잠수함 등 수출에 나서는 일본

최종수정 2014.08.18 06:00 기사입력 2014.08.18 06:00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일본 정부는 7월1일 집단자위권 해석 변경을 하기 이전에 평화헌법을 뒤흔드는 조치를 취했다. 4월1일 근 반세기 동안 유지해온 사실상의 무기수출 전면 금지조치를 완화해 일본이 무기수출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2차 대전 당시 항공모함과 순양함, 잠수함과 전투기를 생산할 정도의 뛰어난 무기 생산 기술과 생산능력을 보유했던 일본은 2차 대전 패전 이후 무기 수출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무기 수출 3원칙을 전면 개정함으로써 일본 방산업 육성과 무기 수출의 길을 열었다. 일본은 첨단 무기 생산과 수출을 통해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은 물론, 세계 방산 시장에서 '게임체인저(Game Changer)'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31일 일본 고베시 가와사키중공업에서 진수된 일본 자위대 소류급 잠수함 6번함 고쿠류함


◆47년 만에 무기수출 3원칙 전면 개정한 아베=일본 정부는 4월1일 무기 및 관련기술의 수출을 기본적으로 금지해온 ‘무기수출 3원칙’을 47년 만에 전면 개정하고 새로운 수출 규칙으로 ‘방위장비이전 3원칙’을 각의 결정했다.

이를 통해 종래의 수출금지 정책을 철폐하고 수출확대에 의한 안전보장관계 강화와 국제공헌을 중시하는 쪽으로 전환했다. 교도통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수상이 목표로 하는 집단적자위권 행사 용인과 함께 안전보장 정책의 일대 전기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새 원칙은 (1)분쟁 당사국 및 유엔 결의에 위반하는 경우는 수출(이전)을 인정하지 않고 (2)수출을 인정하는 것은 평화 공헌과 일본의 안전보장에 기여하는 경우에 한하며, 투명성을 확보해 엄격히 심사하고 (3)수출 상대국에 의한 목적 외 사용 및 제3국 이전은 적정한 관리가 확보되는 경우로 한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새 원칙에서 무기수출의 가부는 경제산업성을 중심으로 방위성과 외무성이 우선 판단하며, 중요 안건은 수상과 관계 각료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심사한다. 수출 상대국이 라이센스 생산 국가이거나, 긴급성 및 인도성이 높은 경우에는 목적외 사용 및 제3국 이전 시 일본의 사전동의를 의무화하지 않는 예외를 설정했다.

새 원칙과 함께 운용지침도 책정했다. 외국 정부 이외에 유엔 등의 국제기관도 수출 대상에 추가된다. 해외에서의 미군기 수리를 염두에 둔 서비스 제공, 안전보장 관계국과의 구난 및 경계감시 분야의 협력을 수출 인가 조건으로 규정했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수출 건수와 품목을 정리한 연차보고서도 공표하기로 했다.


◆외할버지 친동생 총리의 무기수출 3원칙도 깬 아베=일본의 무기수출 3원칙은 1967년 당시의 사토 에이사쿠(佐藤?作) 수상이 국회답변에서 처음 밝힌 것이다.

무기 수출 3원칙을 수립한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


사토 전 총리는 아베의 외할아버지자 A급 전범 혐의를 받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의 전 총리의 친동생이자 오키나와 반환을 실현시킨 인물이다. 아베는 외종조부가 만들어 47년간 유지돼온 원칙도 가차 없이 제거해버린 것이다.

그는 당시의 통상산업성 내에 있던 운용기준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1)공산권 국가 (2)유엔 결의에 의한 무기수출금지국 (3)국제분쟁 당사국을 수출금지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1976년에는 미키(三木) 내각이 ‘국제 분쟁 조장 회피’를 목적으로 대상국 이외에도 헌법 등의 정신에 입각해 무기수출을 “자제한다”는 ‘정부통일견해’를 발표함으로써 사실상 전면적인 금지로 해석돼 왔다.

그러나 나카소네(中?根) 내각이 1983년에 미국의 무기기술 공여를 인정한 것을 계기로, 개별 안건을 예외화하는 형태의 수출금지 완화가 진행됐다. 이를 계기로 2004년 탄도 미사일 방위시스템에 관한 공동개발을, 2006년에는 공적개발원조(ODA)에 의한 인도네시아에 대한 순시선 제공을 예외로 인정했고 2011년 노다(野田) 내각이 국제공동개발 등을 정리해 예외화의 기준을 도입했다.

또 2013년에는 일본기업의 F35전투기 공동개발 참가와 PKO 협력법에 근거한 한국군에의 총탄 제공을 각각 예외적으로 인정해왔다.

아베 내각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3년 12월 책정한 국가안전보장전략에서 재검토 방침을 내놓았고 마침내 이를 완화했다.

◆日 무기 공동개발·수출한다=아베 신조 총리 내각은 ‘적극적인 평화주의’라는 명분에서 무기 수출3원칙을 갈아치웠다. 일본의 ‘국시(?是)’라고 할 수 있는 평화주의로부터 대전환이다.

이로써 일본은 무기를 수출할 수 있게 되고 국제 평화와 일본의 안보에 기여하는 경우라면 무기의 공동 개발과 생산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이 전제조건들은 애매모호해서 일본 정부가 광범위하게 해석할 여지가 있어 논란의 대상이 됐지만 아베는 밀어붙였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미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를 공동생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다. 일본 방위성은 각의가 무기수출 3원칙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이틀 뒤인 4월3일 한국과 호주가 구매할 F-35 전투기의 아시아태평양 정비거점을 국내에 설치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방위산업 강화 전략안을 마련했다.

이 전략안은 "(무기와 관련 기술의) 국제 공동개발·생산 참여를 확대함으로써 방위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명기, 제휴 국가로 영국, 프랑스, 인도, 동남아시아 등을 꼽았다.

구체적인 공동개발 분야로는 경계감시용 무인기를 제시, 국제적인 장비협력을 포함한 연구개발 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미국은 물론 환영한다.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기자 간담회에서 “일본의 국방장비 수출 정책 개정을 환영한다”면서 “이는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과의 방산협력 기회를 확대하고 절차를 단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프는
“이 같은 변화들로 일본은 방산업과 21세기 글로벌 조달 시장 참여 절차를 현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츠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IHI 등 일본의 수출금지와 국방예산 감소에 걸려 고사직전이던 일본 방산업계는 기사회생의 돌파구를 찾게 됐다.

일본은 두 달 뒤 호주에 잠수함 기술을 이전하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일본과 호주 양국 정부는 6월11일 도쿄도 이쿠라(飯倉) 공관에서 외무·국방장관협의(2+2)를 열고, 방위장비 분야 협력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기로 실질적인 합의에 이르렀다는 공동문서를 발표했다. 조용한 엔진음이 강점인 일본 잠수함기술의 이전을 촉진하려는 게 목적이었다.

일본의 잠수함 건조능력은 정평이 나 있다. 일본이 6번함까지 진수한 소류급이 단적인 예이다. 지난해 4월 실전배치한 ‘소류급’ 5번함 ‘즈이류’(ずいりゅう) 함의 경우 기준배수량이 2950t이지만 수중 배수량이 4200t에 이른다. 디젤 잠수함 치고는 가장 큰 것이다. 길이 84m,너비 9.1m,흘수 8.5m에 65명이 승선할 수 있으며 수중 속도는 20노트다. 공기불요체계(AIP)소음이 적고 잠행시간이 길다는 게 특징이다. 게다가 잠수함 발사 하푼 미사일도 운용할 수 있는 등 공격력도 탁월하다.

호주의 콜린스급 잠수함


중국의 해군력 증강을 우려하고 있는 호주는 콜린스급 잠수함 6척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수상 3100t, 수중 3400t은 일본 소류급이 등장하기 전 최대의 디젤잠수함이었다. 잦은 고장 등으로 실제 운용가능한 잠수함은 1척에 그칠 만큼 잠수함 전력이 빈약해 호주는 일제 잠수함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7월 8일 호주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장비품 이전에 관한 협정과 경제동반자협정(EPA)에 서명했다. 정상회담에서는 안전보장과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포괄적인 양자 관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아베 수상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가능케 하는 헌법해석변경을 각의 결정한 사실을 전달하고 애벗 총리는 이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로써 호주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방위장비품 협력강화 협정을 체결한 세 번째 국가가 됐다.

일본이 인도에 수출을 추진중인 해상자위대의 US2


일본산 무기를 살 만한 국가는 적지 않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중인 필리핀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후보군이다. 인도에는 이미 수륙항공기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일본은 해상자위대의 수륙양용 구난비행정 ‘US2’ 수출을 위해 인도와 정부 간 협의를 벌이고 있다.

또 2015년도를 목표로 방위성 외곽부서인 ‘방위장비청’을 출범시켜 외국 정부 및 국제기관과의 수출협상창구 역할을 담당시키게 하는 등 수출적극정책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中, 일본 무기 수출 규제 완화 우려=일본 방산업 회생은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 무기 수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군사 안보 분야 일본의 정책은 일본이 지향하는 바를 반영한다”면서 “일본은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고 역내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간접으로 비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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