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점유율 35%…9%P 外風여력이 '증시 지렛대'
외국계 헤지펀드들 '초이노믹스' 주목…배당 기대감에 주식비중 확대 가능성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441조9000억원'.
29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시가총액이다. 과거 사례로 비춰볼 때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 대해 시총 400조원을 경계로 국내 주식비중을 빠르게 줄여왔던 것을 감안하면 "팔때 된 것 아니냐"는 긴장감도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비중은 35.8%였다. 지난 4월께 한차례 34% 선으로 내려간 때를 제외하고 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꾸준히 35%대를 유지하며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점유율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으나 사상 최고치는 아니다.
외국인의 시가총액 대비 점유율은 2004년 7월 말 43.9%의 고점을 기록한 이후 2005년말 39.7%, 2006년말 37.22%까지 낮아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온 2007년말 32.39%에서 2008년말 28.74%까지 미끄러졌었다. 그러던 것이 2013년 말에 가서야 35.31% 수준까지 회복됐고 올 들어서는 꾸준히 35%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이 추가적으로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 비중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도 짙다. 배당에 대한 압력이 높아진 것이 외국인 입장에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해소 요인이 돼 40%대까지 올라섰던 예년만큼 비중을 늘릴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학주 한가람투자자문 주식운용본부장(CIO)은 "외국계 헤지펀드들이 그동안은 '아베노믹스'에 베팅을 많이 해왔는데 이제 '초이노믹스'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동남아시장의 배당률은 40~50% 수준이었다. 한국 시장은 13%에 불과해 큰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는데 그 부분이 소멸되면서 외국인 헤지펀드와 패시브펀드 자금이 흘러들어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이 들었다 놨다 하는 장세가 코스피의 '명'이자 '암'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외국인이 사줄 때는 좋지만 팔 때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학주 CIO는 "지금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이 단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헤지펀드라면 이들이 일시에 빠져나갔을 때 외화유출이 문제가 될 개연성도 있다"면서 "근본적인 한국의 기관투자자 비중이 작지 않다보니 외국인 의존 장세가 문제가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라고 언급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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