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IPO에 국경 없다

외국 기업들 상장 봇물…기술주 고평가 등 논란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올해 들어 해외 기업공개(IPO)에 나선 기업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계 로펌 베이커 앤 맥켄지의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자국 증시가 아닌 해외 증시에 상장한 전 세계 기업들의 수는 102곳이었다. 이들은 257억달러(약 26조3733억)의 자금을 해외 증시에서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해외 IPO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같은 기간 기업들의 자국 증시 상장은 지난해 동기대비 29% 늘어나는데 그쳤다.

베이커 앤 맥켄지는 "역외 IPO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면서 "해외 IPO를 통해 투자금과 투자자들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상장할 해외 증시로 북미 지역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북미에서 외국 기업들이 단행한 IPO는 27건, 79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의 3배가 넘었다. 이들 중 절반은 중국 기업들 몫이었다.

유럽의 경우 해외 기업들의 IPO가 늘긴 했지만 경기회복과 함께 국내 IPO가 더 크게 증가했다. 아시아에서 단행된 글로벌 기업들의 IPO는 미국과 유럽의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FT는 알리바바의 미국 상장을 포함해 굵직한 IPO가 예견돼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기업들의 해외 상장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른 견해를 내놨다. 기술주 고평가 논란 등이 확대되면서 하반기에 기술 기업들을 중심으로 IPO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올 들어 각각 7%, 8% 넘게 올랐다. 하지만 대형 인터넷주를 모아놓은 나스닥인터넷지수는 1.3% 상승하는 데 그쳤다.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30대 상장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BVP 클라우드 컴퓨팅 지수'는 이달 한 달 동안에만 7% 가까이 떨어졌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