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통신(IT)분야 경영전문지 CIO매거진은 최근 “아이폰 같은 시장의 주력 스마트폰이 처음부터 기업용 용도로 설계되지 않은 것에 따른 근본적 문제점이 점차 나타나면서 많은 기업용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다시 블랙베리를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뉴욕의 한 유명 투자사에서는 다시 블랙베리를 쓰게 해 달라는 직원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 회사의 IT부문 담당임원은 “그야말로 악몽 같다”면서 “지금까지 4종류의 MDM(모바일 단말관리) 솔루션을 시험해 봤지만 매번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고 토로했다.
한 솔루션은 이메일 ‘푸시 알림’ 기능이 아예 없었고, 또 하나는 일선 영업 직원들이 스마트폰 앱에서 이메일을 보내거나 PDF 파일을 열 때 문제가 발생하는 식이었다. 일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배터리가 빠르게 소모되는 문제도 있었다. 한 솔루션은 배터리가 몇 시간 내에 닳아버릴 정도로 회사 서버에 마치 디도스 공격 같은 부하를 야기하는 바람에 결국 교체해야 했다.
하지만 BYOD에 대한 가장 큰 반발은 개인 사생활 문제였다. BYOD가 도입된 이후 회사 직원들은 자신의 개인 스마트폰에 회사 업무용 솔루션을 탑재해야 하는데, 회사는 자체 정보보안 방침에 따라 메신저 등 특정 앱의 사용을 금지할 수 있다. 또 해당 모바일 기기의 위치 추적, 사용 기록 정보 등을 조회할 수 있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것이 개인 사생활 보호를 원하는 직원들의 요구와 충돌하다 보니, 스마트폰을 개인용과 업무용으로 두 개를 들고 다니는 경우도 많아졌다. 결국 회사와 직원 양쪽 모두 불만스러워한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예전에 쓰는 블랙베리가 더 낫다는 직원들이 늘었다. 이 임원은 “직원 중 60%가 다시 블랙베리를 보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면서 “결국은 새로운 스마트폰과 솔루션에 퍼부은 수많은 예산이 다 헛물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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