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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 창조경제 성장전략, 제조업에서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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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팀장

김홍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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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창조경제를 국정과제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경제활력 회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창조경제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관심이 어디에 있어야 하며, 미래를 위해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가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신문지상의 여론과 정부의 정책 흐름에서 우려되는 바가 있다. 최근 언론에서는 연일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시대의 도래를 언급하며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창조경제정책 추진과정에서 창업을 정책도구로 중요하게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정부의 창업정책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창업 장벽이 낮은 애플리케이션 창업 등 ICT 창업이며, 실제 고부가가치의 제조업 창업은 그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저기에서 ICT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견은 쏟아져 나오고 이를 위한 정책도 활발히 생산되지만, 지금까지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제조업에 대한 관심은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ICT 산업의 최전선에 있는 미국과 주요국들은 오히려 뒤늦게 제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제조업 부활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인건비가 싼 중국, 동남아 등지로 생산기지를 옮겨버린 기업의 귀환을 촉구하고, 이를 통해 미국의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로 높은 실업률과 낮은 경제 성장률을 경험한 미국, 영국 등의 국가들이 제조업 기반이 튼튼한 독일, 중국 등의 국가들이 전 세계적 위기 속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던 것을 경험했던 까닭일 것이다.

제조업에 대한 미국의 이러한 믿음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2012년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가 보고서를 통해 제조업이 비제조업보다 중요한 이유를 몇 가지 제시했는데, 그중 두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제조업은 높은 임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2008~2010년 미국 제조업 노동자들의 평균 주급은 605.18달러로 비제조업 노동자 평균 주급 558.29달러보다 약 8.4% 높다. 특히, 교육 수준이 낮은 저임금 노동자를 가정하면, 이들이 구할 수 있는 직업군 중 제조업 직군은 비제조업 직군에 비해 보다 많은 임금을 지급하는 경향이 있다.

제조업은 상업적 혁신의 주요한 원천이며, 서비스 분야 혁신의 기반이다. 제조업은 비제조업 기업에 비해 새로운 제품이나 새로운 생산ㆍ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더 많이 도입한다. 미국 과학재단(NSF) 조사에 따르면, 2006~2008년 기준으로 제조기업의 22%는 새로운 혹은 현저히 개선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비제조업 기업은 8%에 불과했다. 또한 비제조업의 혁신은 제조업의 혁신이 전제되지 않으면 발생할 수 없는 경우도 다수이다. 예를 들어, 아무리 애플이 앱스토어나 아이튠스로 대변되는 애플 생태계를 구축했다 한들, 이를 구현할 아이폰의 디스플레이, 카메라, 중앙처리장치(CPU) 등이 없으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이와 같이 제조업이 비제조업에 가지는 비교우위를 생각할 때, 우리나라가 제조업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이를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선순환구조가 이뤄지면 경제는 성장한다. 그러나 경제성장의 기반에는 제조업의 성장이 수반돼야 하며 새로운 제품과 공정의 등장과 함께 ICT를 포함한 서비스 혁신을 견인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소비를 견인하고 이에 따라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탄탄한 제조업 기반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가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시 과학기술 정책을 가다듬고, 과학기술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하드웨어 강국이 세계 경제를 리딩한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김홍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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